살려 주세요 새벽 다섯 시가 되면 고요했던 아파트가 눈을 뜬다 아직 등불은 켜진 상태이고 일찍 일어난 802호 만이 불이 켜져 있다 청소 차량이 언제나 이 시간이면 우리 아파트에 도착하여 쓰레기를 싣고 나간다 오라이 오라이 차량이 방향과 거리를 맞춘다 쓰레기 봉투를 들어 올려 놓으면 .. 살며 생각하며 2016.09.29
제3의 직장 점심을 먹고 나니 친구들이 여럿이 집으로 간다 나머지는 당구 한 게임하기로 했다 아예 오늘은 쉬기로 하고 나온 참이기 때문이다 직장은 참 엄중하다 삶의 근간이기도 하지만 떠나서는 일 할 수 없다는 절박이 들어 있어서다 일 할 곳이 있다는게 얼마나 소중햔지는 놀고 있지 .. 살며 생각하며 2016.09.22
소 음악회 손자 녀석이 갑자기 말이 여리어진다 오늘 새벽에 열이 올라 재어 보니 38.3 도 딸이 아침 6시에 해열제를 먹이니 곧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어린이 집에서 나오면서 선생님께서 우리 반에 설사하고 머리 아픈 애들이 있어서요 욱이도 잘 지켜 보아 주셨으면 합니다 하나가 아프.. 살며 생각하며 2016.09.08
손님 주요섭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 손님 한 분으로 받는 한 여인과 가정에 부는 바람은 내적으로 큰 파문과도 같았다 사회적 환경을 감인해 결국 맘과 뜻대로 이루어 지진 않았지만 말이다 우리에게 다가서는 손님이란 한 평생 동안 한시도 빠지지 않고 죽기 직전까지 찾아오게 .. 살며 생각하며 2016.09.05
길 태어나 자라서 공부하고 직장 생활이나 사업으로 자립하여 먹고 살고 결혼하고 자식 낳아 기르고 시집 장가 다 보내고 그리고 나면 무엇하고 어떻게 살까요? 이쯤 때 나이는 65세 정도가 되는게 보통이더라고요 무수한 해와 날이 기다리고 있는데...... 지구를 마당 삼아 다 돌아 다.. 살며 생각하며 2016.08.30
신체기관과 위치 세상을 살다 보면 자신의 자리가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했다 소위 VIP석인지 상석인지 등이 관심이 되곤 한다 어찌 보면 다 헛되고 헛된 세상에서 뭘 그리 자리가 중요할까 생각할 수 있겠으나 헛된 세상이니까 자리가 더 중요하다 우리 한 인간 내어서도 신체 기관이 어디에 있느.. 살며 생각하며 2016.08.25
이런적 있으세요 어느날 지하철에서 내렸는데 갑자기 낮설은거예요 방향도 낮설고 상가도 낮설고 잠시 머물렀다가 위치를 잡고 걸어갈 수 있었지요 꼭 외국에 나갔다가 오랜만에 돌아와서 들린 그런 기분이었지요 낮섬이 뭘까? 또 어느날 아내가 낮선거예요 그래서 당신이 누구죠? 물었습니다 당.. 살며 생각하며 2016.08.23
존경의 대상 무수히 많은 결혼식이 치러진다 단순히 두 사람의 만남이 아니라는 걸 결혼식 때 이해가 된다 그만큼 두 사람을 싸고 있는 관계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고차원의 방정식으로도 풀어내기 어렵다 그 가운데 두 사람이 만나서 부부의 관계를 맺는다 씨앗을 보.. 살며 생각하며 2016.08.15
년,월,주,일의 단위 세상에 으앙하고 태어나면 그 때부터는 시간이라는 톱니바퀴가 돌아간다 태양이 그러하듯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 우리는 알 수 없는 곳을 향하여 나아간다 우리의 일기는 하루가 아니고 해를 기준으로 한다 몇 살이예요 예! 네 살 입니다 몇 학년이예요 예! 5학년 입니다 몆 학번이.. 살며 생각하며 2016.08.03
어떤 외출 그곳을 가려면 집에서 걸어서 10분 가면 지하철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승강기가 기다린다 노인과 어린이 임신부들이 타고 다니는 승강기로 버턴을 누른 후 들어가서 한참만에 문이 닫힌다 1m 2m 3m ..... 15m 세고 나면 지하층에 도착한다 느리고 느리게 문이 열린다 20여 미터를 걸어 .. 살며 생각하며 201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