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제3의 직장

마음의행로 2016. 9. 22. 14:35

 

점심을 먹고 나니 친구들이 여럿이 집으로 간다

나머지는 당구 한 게임하기로 했다

아예 오늘은 쉬기로 하고 나온 참이기 때문이다

직장은 참 엄중하다

삶의 근간이기도 하지만 떠나서는 일 할 수 없다는

절박이 들어 있어서다

일 할 곳이 있다는게 얼마나 소중햔지는

놀고 있지 않으면 느끼기 어렵다

첫 직장 생활 하숙 할 때

옆에 살던 친구를 알게 되었다

타향에서 외로움도 없애고

그 지방을 알게 될 기회가 생겨나고

아는 사람으로 더 여러 이웃을 사귀는 계기가

되니 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날 밤

닭을 한 마리 잡아서 삶아 먹기로 했다

셋이서 한 마리니 제법 많은 량이 됬겠지만

젊은 시절이라서 느낌 없이 먹어 치웠다

회사 다니는 나에 대해 많이 부러워 했던 것 같다

이야기 중 우리회사에서 제공된 자전거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가 68 년도이니 부러울만 했을 것같다

한 친구가 이야기가 거의 끝날 무렵

날 보고 이야기를 한다

내 말 중에 우리회사라고 할 때 그 우리라는 단어가

그렇게 부러웠다고 한다

그 때 내가 느꼈다

나는 너무 당연히 이야기를 했겠지만

그들에게는 부러움이었다는 걸 알고

조심해서 이야기를 하여야 하겠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직장을 갖는다는 즐거움은 없던 시절에

만만치 않는 일 임에 틀림없다고 할 것이다

나이가 70에 들어서고 직장을 갖는다면

어느 때보다 소중하지 않겠는가

유치원이 4시면 끝이 나니

그 안에 유치원으로 가서 손주 녀석들을

데리고 와야 한단다

그러니 점심이 끝나면 바로 집으로

가려는 것은 당연하다

손주 녀석들을 데리고 가고 오는 일은

하나의 직장이 된 셈이다

손주 사랑에 직장까지 겸했으니

이 일은 즐겁고 반가운 일임에 여지가 없다

그래서 감기도 들지 않게 노력을 햐지 않으면 안 된다

나의 감기는 손주의 감기가 되고

녀석들이 놀고 공부하는 유치원 전체의 감기가 되고 만다

나아가 딸래미 가족의 감기로 발전을 하기도 한다

어느날 밤 감기가 옴을 알고 항생제가 포함된

약을 독하게 먹고 아침되어 좋아진적이 있다

유치원에 다니면서 데려다 주고 오고 하는 일은

70살 친구의 즐거운 직장 생활이 아닐 수 없다

퇴직 전 직장 생활에서 퇴직 후 직장 생활을

더 나아가서 손주를 봐 주는 일이란

아무리 해도 무리가 되지 않을께다

날마다 루틴이 되었겠지만

생그럽고 즐거웁고 재미있는 직장생활,

바로 제3의 직장 생활이 바로 손주 녀석들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에 데리고 가고 오는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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