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빼기 골프에서 힘빼는데 3년이 걸린다고 했다 연습도 많이 했고 라운딩도 그리했다 지금은 손을 뗐지만 마지막 나의 평균은 80대 중반이었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수는 75타였다 그날은 생각한대로 공이 날았다 퍼팅도 그림그리듯 선을 그으며 들어갔다 지금 돌아보면 흥분이 지금도 남.. 살며 생각하며 2019.01.19
물미역 한 봉지 오랜만에 아내를 따라 전통 재래 시장을 나섰다 바람끝이 제법 살을 파고든다 전통 시장을 가면 늘 생각나는 것은 검정 비닐봉투이다 서민들이 한 봉지 사가지고 들고 다니는 봉지이다 이곳 저곳 다니면서 몇 가지를 사가지고 오다가 귀 밝은 아내는 벌써 자쪽 한 켠 구석에서 물.. 살며 생각하며 2019.01.09
한 해를 마치며 한 해를 마치면서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가 떠 오릅니다 봄날 밤 소쩍새의 피를 토하는듯한 고독하고 한 맺혀 우는 밤새 울음 먹구름 속의 으르릉거리는 뇌성 같은 세상 살이 그걸 지내고 피위낸 한 송이 국화 우리의 인생을 이 짧은 시에 올려 놓은 서정주 지금까지 지내 온.. 살며 생각하며 2018.12.30
자연만이 아파트 정원에도 겨울이 왔다 낙엽들은 땅을 딩굴고 있다 정원에 떨어진 낙엽을 핸드폰으로 찍으니 지나가시던 아주머님께서 어머나 낙엽 색갈이 이리 예쁜걸 지나다니면서도 처음보네요 한참 들여다 보신다 발걸음을 조심해서 흐트러지지 않게 살피면서 몇 종류를 골랐다 색갈.. 살며 생각하며 2018.12.01
반달 윤선도의 오우가 중에 맨 나중 친구가 있다 '동산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시 맨 끝에 적은 달이 아마 그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가 아니었을까 태양과 비교해 달은 어머니 같고 여성 같은 존재가 아니랴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태양 빛을 받아 자신을 드러내는 오묘함 그 중.. 살며 생각하며 2018.11.20
죽비소리 가을은 왜 산 위에서 도시로 내려 오는가 단풍이 도시로 스며들고 있다 단지 안의 단풍이 너무 곱다 마치 아파트를 산으로 착각하는지 모르겠다 그 고은 색과 빛은 어떻게 나오는 것일까 태초에 유전자를 잊지않고 전해 내려와 변함없는 계절과 색갈의 대를 잇고 있다 사람과 같.. 살며 생각하며 2018.11.13
좋은 인연으로 남도록 완행 열차를 타고 밤새 달려 새벽녁에 그 역에 도착했다 유리 역 문을 밀고 나오니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나는 이불 보따리 메고 주변을 둘러 보았다 역에서 나오는 형광 불빛과 역앞 서너 개 가게에서 새어나오는 백열등 불핓에 찍혀 내리는 눈을 보며 한참을 서 있었.. 살며 생각하며 2018.10.25
인간 존중 어머님 혼자서 시골에 살고 계실 때이다 불원천리 천리길도 멀다지 않고 찾아갈 때였다 발걸음도 가볍고 동네 개 짖는 소리들도 밝고 바람도 시원, 길가 가로등 불빛도 낭만스러웠다 그 품이 그리웁고 냄새가 그리웁고 목소리가 그리웠다 당연함과 기대는 어머님은 집에 계셨어.. 살며 생각하며 2018.10.01
두 손 한 손은 내가 어려울 때나 힘들 때 나를 위로해 주시고 악에 빠지지 않게 하셨으며 오늘까지 부족하지 않게 이끌어 주신 나의 신께서 잡아 주신 손입니다 다른 한 손은 어렵고 힘들고 약한 사람들을 잡아 주는 손 옆에서만이 아니라도 많은 것이 아니라도 시.공간을 넘어서도 사랑.. 살며 생각하며 2018.09.23
아버지처럼 비가 세차게 내린 끝에 걸어 그에게로 갔다 그는 밤새 얼마나 힘들었는지 힌 거품을 푸우 푸 푸우 푸 하며 일정 간격으로 내 뱉었다 마치 고래가 숨을 뿜어 내듯이 길고 길게 들이켰다가 내 뿜고를 천천히 해내고 있었다 배로 숨들이키고 입으로 내 밷는 저 숨법은 복식 호흡이라 .. 살며 생각하며 2018.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