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8

내 옆에 서 주세요

내가 왜 이 글을 쓰는지 이상할 겁니다 발이 넓으면 훤히 알려지거나 알게 되는데 그렇지를 않네요 크기와 모양새가 다르고 아프리카 나라에서 왔는지 검은색 비단도 있나요 비슷해요 나를 따라다니는 달은 하늘을 고집합니다 땅에서 죽어도 발을 떼어놓질 않는 게 있습니다 눈, 코, 입, 귀 없고 걷거나 앉아있는 걸 보면 투명 인간 아닌가 만져봅니다 칼로 쳐보아도 잘린 자국 흔적 없어요 혹 영혼일까 침대 생활을 안 좋아하는지 바닥으로 누워 삽니다 신밧드 손처럼 키를 늘렸다 잡아당겼다 그러니 가만히 보며 관심이 없을 수 없지요 이걸로 스무고개 게임 끝이 아닙니다 펄펄 끓었던 용광로 속에서도 살았고 냉혈 얼음 속에도 들어가 있었습니다 태양의 눈물 속에서 땀 흘린 적도 바위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부처가 된다 했어요 묻고 ..

시 글 2023.02.18 (46)

존재가 귀해졌기 때문입니다

*존재가 귀해졌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바라보는 느낌을 받았을 때 나를 영혼의 한쪽이 머리 뒷 켠에 멈춰 서 어머니 생각에서 돌아온 것처럼 가지고 왔습니다 당신의 허파 한쪽에 다녀온 듯한 창이 퍼덕였습니다 붓끝 굶주림을 띄우려 해도 나지 않는 숙연함은 처음이 깨어질까 말림 때문만 아닐 겁니다 그 애잔 떠 심장에 심어 살아나게 싶어서입니다 그리워했을 따뜻해했을 삶을 다독일 은밀한 운치의 시선이었기에 기도합니다 당신, 남은 허파에 보낼 허기진 기별을 세상은 참 갸륵도 합니다 짧은 순간이 움직여 내는 파고가 오랫동안 당신을 기억할 내 존재가 귀해졌기 때문입니다

시 글 2022.11.2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