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이런적 있으세요

마음의행로 2016. 8. 23. 18:40

 

어느날 지하철에서 내렸는데

갑자기 낮설은거예요

방향도 낮설고 상가도 낮설고 잠시 머물렀다가

위치를 잡고 걸어갈 수 있었지요

꼭 외국에 나갔다가 오랜만에 돌아와서

들린 그런 기분이었지요

낮섬이 뭘까?

또 어느날

아내가 낮선거예요

그래서 당신이 누구죠?

물었습니다

당신 철학하는 사람이야?

왜 이래

그날 따라 아내가 왜 내 옆에 있지?

오래 된 옛적에 나와 결혼한 적이 있는 여자다

그래서 옆에 있는가 보다

뭔가 관계가 심심하기도 하고

가벼워 보이기도 하고.....

서로 방을 따로 쓴지 오래되었다

아침이면 잘 잤어요?

어느날은 잘 주우셨어요? 가 인사이다

여러 의미가 담겨져 있다

잘 잤지 대답이 나오면 밤새 안녕하신거다

거리가 있어서가 아니다

나이 들면서

서로 개인에 대한 존경으로 바뀐거다

가끔 연애인들이 나이들어 이혼을 하는 것을 본다

사랑하지만 이혼이란다

젊어서는 참 뜻을 모를 수도 있다

지금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럴 필요가 있다고도 생각한다

스스로 가고 싶은 길을 찾은거다

관계가 깊어 헤어나오지 못하고

또 자식들로 인해 못하고

지금은 둘다 이해가 되는 때이다

맞다 아니다 논할 사안이 아니다

그런 사실대로 보아주면 된다

나만 이런 감을 갖는것은 아닐게다

가끔 아내에게서 그런 기분이나 감을 느끼곤 한다

그럴 때면 그리 하라고 말 할것 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존경하고 사랑할 것이라고.....

바닥에 깔린 내 정서를 숨길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보다도

가끔 내가 나보고 넌 누구니?

내가 나를 낮설게 느낄 때가 있다

태어나고 자라고 지금까지를 다 알면서도

누구냐고 묻는다

누구 남편일까?

누구 아버지일까?

여러 관계가 가볍다

깊지를 않다

그냥 홀로 핀 코스모스 같다

사람 관계에서 나는 너무 가벼운 존재같다

그래도 자주 친구도 만나고 모임에서

활동도 하고 하니 자신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

곧 정립이 될터인데

나를 묻는다

누구냐고?

조금 나은 관계가 있다면

손지에게서 찾는다

그놈이 늘 할아버지 할아버지 하니까

아 나는 할아버지로구나

이렇게 나를 정의하여 놓는다

그러고 나면

내가 조금 드러난다

그렇다고 내가 나다 라는 강한 믿음은 부족하다

만약 내가 나다 라는

강한 자신감이 있다면 어디로부터 오는걸까

아예 없는 것일까?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면

백만 분 일 정도로 나를 느낀다

정말 나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또 찾아만 하는 걸까?

무대에 올라선 배우들도

일정 부분만 역할을 하고 끝을 낸다

주인공도 마찬가지이다

처음부터 계속 출연을 하지는 않는다

그도 무대의 일부일 뿐이다

극에서 중요함은 주인공이 어떤 마음으로 뜻으로

어려운 일을 참고 견디며 싸움하고

이겨 나가는가 가 중요하다

그가 극의 전부가 아니다

다른 인생들도 같이 움직이고 그들 나름대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고 그들 자신 또한

무대의 주인공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나는 나와 관련된 사람 사물 우주의 모든 것 가운데

가장 작은 단위의 그 무엇이기에

나를 정의하기에는 무리이다

그래 절대 나를 찾을 수 없도록 신께서

나를 작게 우주와 공간과 시간을 크게 하셨다

너를 찾으려 하지 말라

그냥 뜻을 가지고 살도록 하라

너를 크게 생각 마라

먼지보다 작은 존재니라 라고

그 옛날 하얀 수염 기르신 할아버님이 나타나셔서

말씀을 하신다

그래도 사람으로 태어났잖아요

어떻게 살까 살아야 하나 고민이 되잖겠어요?

태어 났으니 살면 되는 것이다

무얼하든 나름 뜻을 가지고 살면 되는 것이니라

사는 의미를 너무 부여하지 말도록 하라

의미가 그렇게 거창하고 연극처럼 훌륭한

뭐가 되지 않아도 좋으니라

두 번 째 말씀이시다

어느날

갑자기 내가 나를 낮설어 할 때

조용히 기도하자

나를 무대에 세워 주신 신께 감사드립니다

내 몸을 낳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주변에 모든이에게 감사드립니다

늘 감사하는 내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감사의 제목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찾을 수 있게 눈과 귀와 코와 입을 통해,

무엇보다도

이 마음을 통해 쉬지 말고 발견하게 하옵소서

감사를 느낄 때

내가 낮설어 지지 않고

내가 느껴지고 만져집니다

감사가 하나 하나 모아져

내가 될 것이라고 믿음을 주신

나의 신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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