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반달

마음의행로 2018. 11. 20. 09:19

 

윤선도의 오우가 중에 맨 나중 친구가 있다

'동산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시 맨 끝에 적은 달이

아마 그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가 아니었을까

태양과 비교해

달은 어머니 같고 여성 같은 존재가 아니랴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태양 빛을 받아

자신을 드러내는 오묘함

그 중에서도 반달이 나는 좋은 친구다

그에게는

앞으로 승격도 할 수 있고

사업도 번창하며

대학도 들어가고

체력도 왕성하여

그의 가슴에 희망을 가득 안고

보름달을 향해 꿈을 키워나갈 것이다

그에게는 모든게 감사 감사하는 환경으로

저절로 감사에 기도를 할 것이다

한편으로

그는

직장도 떠나고

사업도 쇠퇴하며

대학에도 떨어지고

체력도 빈약하고 말라 병들어가도

그는 겸손하게 감사를 할 줄 아는 그믐 달이 될 것이다

즐거울 때만이 아니요 어려울 때에도

반쪽 아닌 온쪽 감사를 하는

반달을 닮고 되고 싶어

오늘도

물끄럼히 저 하늘 반달을 처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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