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힘빼기

마음의행로 2019. 1. 19. 06:43

 

골프에서 힘빼는데 3년이 걸린다고 했다

연습도 많이 했고 라운딩도 그리했다

지금은 손을 뗐지만 마지막 나의 평균은

80대 중반이었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수는 75타였다

그날은 생각한대로 공이 날았다

퍼팅도 그림그리듯 선을 그으며 들어갔다

지금 돌아보면 흥분이 지금도 남아 있다

아마 그때 골프가 가장 힘을 빼고 쳤던

날이 아니었을까 여겨진다

어릴적 저수지에서 수영을 하는데

선배가 물속으로 옷을 벗자마자 뛰어들어

멋지게 통과하는 걸 보고

내가 질 수없지 하는 생각으로 준비 운동도 없이

들어갔다

중간쯤 통과 때 일이 벌어졌다

몸에 쥐가 났다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위험을 직감했다

소리지른다고 아무도 도와쥐지 않을것을 안다

거짓말 하는 것이라고

가만히 발을 내려보니 당연히 키를 몇 배 넘을

깊이었다

한참을 더 가야 끝인데 두려움이 몸을

더 움추리게 했다 이대로 죽는단 말인가

그때다 송장 수영이 생각났다

뒤로 반듯이 누워서 하는 수영법이다

송장 수영의 비밀은 몸에 힘을 빼야

물 위에서 몸이 뜬다는 점이다

나는 그렇게 해서 손바닥 하나로 까닥거려

저수지 끝까지 갈 수가 있었고

나를 살려내었다

요즘 정치를 보면

몸에 입에 표정에 말에 힘이 가득 들어가 있다

유연함이란 찾아볼 수가 없다

신문 사설도 의연함과 어른스러움이 보이질 않는다

힘이 빠져야 백성을 위한 진정한

정치와 언론이 될 걸로 본다

결혼한지 44년이 됐다

아빠 !!

얼굴이 편해보여 목소리도 잘 나오고

막내 딸이 내게 들려주는 말이다

선생님 얼굴에 평안하시다고 쓰여져 있네요

목소리도 배에서 나와 울림이 좋고요

직장 다니실 땐 많이 긴장하시고 힘이 들어가

계셨는데

지금이 아주 좋으십니다

가끔 찾는 한약방 약사님의 말씀이다

그러고 보니 퇴직한지 강산이 한참 변했다

사람 사는 모습 뿐만이 아니라 동식물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게

눈이 밝아져서 일까?

퇴직 후 아내가 했던 일 중 일정 부분을 내가

하기로 한지 꽤 지났다

어렵고 까다롭고 힘들고 귀찮기도 하고

몰래 짜증도 났었다

여보! 그것 내가 할께 라는 말을 입에 달도록

자연히 나오는 그 일이 나의 성역이 되었다

내가 하는 일을 보면서 얼마나 시원찮았을까

잔소리도 많았고 간섭도널려 있었다

반대로 아내가 내가 하는 일을 한다면

더하면 더 했지 부족하지 않게 잔소릴

해 댔을거다

역지사지 입장에서 옛 나를 찾아보는 일이

습관처럼 된 후

지금 하는 일이 나의 본업 임을 알고 나서

내가 내 인것을 느끼며 살고 있다

아내에게서 힘을 빼고 사는 지금이

바르게 살고 있는 내이고

나를 찾는 하나의 길이었는지도 모른다

얼굴과 목소리에서

막내 딸이, 한약사께서는 벌써

힘빼고 살고 있는 나를 알고 있었지는 않았을까

ㅎㅎ

'살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짜 사랑  (0) 2019.04.30
할머니 집에 보내세요  (0) 2019.01.21
물미역 한 봉지  (0) 2019.01.09
한 해를 마치며  (0) 2018.12.30
자연만이  (0) 2018.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