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있어야지요. 어미 닮은 딸이 동터서 잠 들기까지 엄마의 일상을 빠꼼히 지켜본다. 가족 누구도 이야기한 적 없지만 고집쎈 오빠에겐 훈장이 되어 있고, 올케의 말에 언니 그럼... 하며 마음 한쪽 녹여 놓는다. 겨울 화롯불에 고구마 같아 손을 서로 내밀게 하고 그걸 까서 나눠 먹게 한다. 온 방에 이야기가 오간다. .. 살며 생각하며 2009.11.30
글 한토막 땅보다 바다가 더 넓다. 우주의 별보다 공간이 더어 넓다. 내 마음보다 생각의 공간은 더 더욱 넓다. 그러니 어찌하라, 오늘도 잡다한 상념에 들어갈 밖에 그리고 맘에 생긴 글 한 토막 꺼 내 써야 만 산것 같으니 무한 공간의 압박에서 벗어나 숨막혀 죽지 아니하고 살것 같으니 살며 생각하며 2009.11.26
아버지를 발견하다. 언젠가 제주도 갔을 때 일이다.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 1박2일의 일정으로 제주를 찾게 된 것이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제주에 가면 가벼운 경련이 일게 된다. 어쩜 경련이 흥분쪽에 가깝지 않나 생각이 든다. "섬속에 섬이 있다" 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하듯 나라속에 나라가 제주가 아닌가 생각을.. 살며 생각하며 2009.11.17
자립의 기간 하루살이는 태어나자 마자 날개를 말리고 바로 하늘로 치 솟는다. 그리고 짝을 만나고 생을 이어야할 알을 낳고 저녁에는 죽는다. 이처럼 라이프 싸이클이 하루밖에 안된다고 하여 하루살이가 된 것이다. 아프리카 동물들을 보면 대부분 사자나 맹수들에게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한 그들의 생활로 엮여 .. 살며 생각하며 2009.11.17
"웬수 탱탱탱" 일요일 저녁을 지어 놓고 식탁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일찍 시집간 막네가 일본으로 연수를 간다고 집에 왔다. 기르던 토끼를 잠시 집에 맡겨야 하겠다는 것이었다. 원래 우리집에서 기르다가 시집가면서 데리고 갔는데 매주 데리고 와서 놀다 다시 돌아 갈때 쯤이면 마구 화를 내곤했던 놈이다. 토끼.. 살며 생각하며 2009.11.08
산 아래 동네 일요일 오후이다. 친구의 딸 결혼식이 오후에 있어 식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강북에 있는 곳의 예식장엘 가게 된 셈이었다. 지하철을 바꾸어 타고 내리니 눈 앞에 바로 예식장이 보인다. 예식장이 4층이 되어 오르니 벌써 친구 몇이 앞서와서 기다리고 있다. 친구와 반갑게 만나고 결혼 축하인사를 나.. 살며 생각하며 2009.11.08
직장 유전자 어제는 병원엘 다녀 왔다. 젊은 시절 나와 같은 분야에서 함께 일하던 직원의 병 문안이었다. 몸이 안 좋다는 소식을 들었었으나, 심각한 수준에 까지 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찾아갔었다. 병실에는 그의 아내가 지키고 있었다. 중학교 2학년 아이 하나 있는데 언니한테 맡기고 24시간 병간호를 하고 .. 살며 생각하며 2009.10.22
메뚜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메뚜기 40여 마리를 잡아 놓았으니 맥주 한잔 하러 오라고............ 얼마나 낭만적인 이야기 인지 지금 생각해도 그런 제안을 나에게 한 친구가 너무 반갑고 좋다. 어릴적 이만때 쯤이면 논에 나가 메뚜기를 잡은 기억이 너무 많다, 그때는 자원이 부족하여 잡은 메뚜기를 담을.. 살며 생각하며 2009.10.16
개구리 애들 셋이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이었다. 우린 서울의 한쪽 기와집 동네에서 살았다. 그 동네는 집 장사들이 일률적으로 비슷하게 집을 지어 팔았던 곳이다. 정부에서 개발지를 만들고 여기에 일정 크기의 1층 기와집을 쏱아 놓았다. 처음에는 아마도 대단한 곳이 아니었겠나 상상을 하여 보게 한다. 이.. 살며 생각하며 2009.10.08
벌초 이야기 추석이 가까와 지면 늘 생각해야 할께 조상 묘지를 가꾸는 일이다. 여름 내내 놓아 두었으니 풀이며 잡초들이 얼마나 우거졌을까? 걱정을 조금 하면서 가게 된다. 옛날에는 트럭을 타고 산 입구까지 가서 걸어 갔지만 지금은 묘지 입구까지 승용차로 가능하다. 낫이랑, 큰 나무 자를 가위하고 조그마한.. 살며 생각하며 2009.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