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예배 시작이 얼마남지 않는 시각이었다. 할아버지 한 분이 길다란 앉은 의자가 양쪽으로 놓여 있는 사잇길을 통해 이리저리 둘러 보시며 뒤에서 부터 앞으로 천천히 나오신다. 누구를 애타게 찾는 모습이시다. 의례 안내자가 있어 할아버지 앞으로 다가가서 여쭙는다. 할아버님 누굴 찾으세요..? 응 내.. 살며 생각하며 2010.03.14
해도 필요하고 달도 필요하고 1/1일은 양력으로 해가 바뀌는 날이다. 설날은 음력으로 해가 바뀌는 날이다. 엄연히 두개의 일력은 살아 움직이고 있다. 두개가 다 각자대로 한틈없이 우주의 질서를 지키고 있다. 달과 해가 서로의 거리를 가지고 움직이듯이 아니 두개의 날은 그림자이다. 하나는 태양의 그림자이요 또 하나는 달의 .. 살며 생각하며 2010.02.12
종교와 나 종교는 나를 "성도" 라고 한다. 신과 나의 관계를 선언을... 정체성을 일찌감치 정의하여 놓았다. 사람 사이에서는 나를 누구라고 해야 하나 할아버지 손자요, 아버지 자식이요, 형제간의 형과 아우요, 여러 친구간의 동료이다. 인간은 정체성을 정의하기에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다. 내가 누구로 살아.. 살며 생각하며 2010.02.08
뒤를 보고 가는 세상 버스를 탔다. 요즈음 새로 나온 버스형으로 보이는 것은 뒤쪽 양쪽 2개의 좌석이 뒤를 보면서 앉도록 되어 있어서다. 마주보는 사람의 얼굴을 민망히 볼 수만 없기에 고개는 자연히 옆이나 뒷 창문 너머쪽으로 가기 마련이어서 새로운 세상을 보는 기회를 마련하여 준 셈이다. 기차 여행에서도 뒤를 보.. 살며 생각하며 2010.02.02
白海 어머니 만남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사랑한다고, 마냥 마냥 했어야 했습니다. 썰물처럼 빠져 홀쭉해진.... 바닥난 그 사랑을 몰랐습니다. 왜 나이드시면서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느냐고.... 각성도 없이 나한테 따졌습니다. 세월이 이렇게 돼서야 어머니 마른 흰 바다가 눈에 보입니다. 소금 알갱들이 영.. 살며 생각하며 2010.02.01
길거리에는 학문이 널려 있었다 초등에서 대학까지 길다란 학문의 길 선생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주장과 생각에 맞추어... 널려진 학원들 밤 늦도록 시험에 대비한 시간들 입에 맞는 케익은 맛 없어 보인다고, 벌려 놓은 상에서 내려지고, 동네 모퉁이 공놀이 생각..... 어느날 새까만 사각모자 씌워지고 꽃다발 목에 걸치우고...... .. 살며 생각하며 2009.12.25
영혼없는 몸둥이 지하철이 긴 터널에서 빠져 나오니 그동안 숨도 쉬지 않고 왔던 것처럼 큰 숨을 들이켜 쉰다. 이런 바같 세상이 있다는 것을 잊어 버리고 산지가 오래였던 것처럼 느껴진다. 갑자기 내가 어느 역에서 와서 어느역으로 가는지 생각이 나지를 않는다. 어두운 어둠 속에서 떠들고 악을 쓰고 뒤엉켜들 살아.. 살며 생각하며 2009.12.19
내 손바닥에 2009년 말이다. 한 해가 다 되어 가면서 쓸쓸함이 더 많다. 년초에 무얼 무얼 해야겠다고 주섬주섬 잡아 놓았는데 해 놓은 것도 남는 것도 별로 없다. 서해안의 뻘을 한 웅큼 쥐고 난 손바닥 같다. 다 빠져 나가고 내 손금 속에 남아 있는 잔재들이 생선살 다 빠져 나가고 가느다란 뼈만 몇줄 남은 것 같다.. 살며 생각하며 2009.12.16
오십견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천당과 지옥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 지옥에 먼저 가 보니 밥을 먹는데 서로 많이 먹기 위해 자기 앞으로 끌어 당겨 놓으려고 싸움이 벌어지니 결국은 서로 먹을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천당엘 가 보니 젓가락의 크기가 팔 만큼 길어서 음식을 집어도 스스로 먹을 수가 없.. 살며 생각하며 2009.12.13
우리가 가진 것은 애들이 어려서는 눈동자를 바라 보았습니다. 건강과 아니 함도 바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도 그 속에 다 있었습니다. 어렵고 지칠 때면 그 속에서 용기를 찾았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도록... 큰 애들로 자라면서 그들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부부간 이야기가 시작.. 살며 생각하며 2009.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