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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ㅡㅡㅡ 겨울 나무 가지 사이 사이에 머문 겨울이 경안천을 얼렸다 두물머리에서 내러온 강물은 광주에서 내려온 경안천과 만나 한강으로 흐른다 겨울이 되면 고니 떼가 장관을 이루고 과악 꽈악 춤사위 사이로 내뿜는 힌빛 소리는 경안천 뒷 산북을 울리고 은빛 강물 노래는 한강으로 내어 보낸다 뚝방길을 잘 만들어 놓아 이 겨울 추위에도 산책하는 사람이 제법이다 아저씨 저쪽으로 가면 고니를 만날 수 있나요 되 돌아오는 나에게 서울 말씨 60대 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묻는다 강물이 얼어서 고니가 어디에 숨었는지 보이지를 않네요 실망 속에서도 네네 감사합니다 고운 인사를 빼 놓지 않으신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눈에 섧함이 스친다 요즘처럼 환경 중요성이 커진 터라 그 마음 이해가 들었다 벌써 진사님들이 500mm 대..

카테고리 없음 2020.12.17

방 이야기

ㅡㅡㅡ 막네 딸이 조용히 방에 들어갔다 나온다 나 시집가더래도 이 방은 비워둬 내가 가끔 와서 자고 갈테니 내 방이니까 욕심 부렸던 말이 가끔 떠오른다 이 방에서 꿈을 제일 많이 꾸었을 것이다 방은 바뀌었다 이제 아버지 방으로 바뀌었다 딸이 사준 물건들이 가득 찼다 옷도 여러벌, 황장품에, 각종 보약에, 비타민제들이 가득하다 비타민 D, 눈 약, 프로폴리스, 비타민 C 좀합비타민, 테라큐민, 감마 E 등 딸이 쓰던 책상, 책장, 사준 아이패드, 핸폰, PC 전기 제품 등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사각 방 천장에 붙은 꿈과 지금 내방으로 간직하고픈 어렸던 생각 내 채취, 그리고 .... 그리고 남 몰래 눈물 흘렸던 자기 이야기 아가씨가 아줌마가 된 지금 긴 검은 머리, 예쁜 눈, 하얀 얼굴에 미모 그런 ..

가족 이야기 2020.12.17

등산

ㅡㅡㅡ 오랜만에 가까운 산을 찾았다 퇴직 후 아마도 100번은 찾은 산이다 가깝고 낮아서 노인산이라고 가명이 붙은 산이다 고구려가 진을치고 바로 밑 한강을 건너면 백제가 있는 아차산이다 대성암이라는 조그마한 암자가 있다 물이 귀한 절이라서 길러다 먹다가 최근 바위에서 떨어지는 한방울 두 방울을 모으는 공사를 해서 제법 량이 되는 물을 담을 수 있게 하였다 암자를 찾는 사람에게 한 모금의 물을 먹을 수 있게 하였다 그 바위에 바가지 만한 굴이 있는데 사진에서 보는 그런 이야기해지는 곳이다 산을 오를 때는 나에게는 비밀이 있다 힘이 들지 않게 오르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나만의 비법이다 오른발을 디디면 왼발을 쉬고 왼발을 디디면 오른발을 쉬면 전혀 힘들지 않다 아차산에서 내려다 보면 덕소에서 하남시, 강동구,..

낙서장 2020.12.12

이사

ㅡㅡㅡ 전화가 왔다 아버님 아파트 배관이 결국 크게 터졌나 봐요 5층에서 1층까지 물이 새서 난리가 났어요 우선 조치를 취했습니다 각 층별 수리 조치도 해 놓았고요 이번 기회에 전체를 다 뜯고 수리를 하려고 합니다 한 20 여일 소요가 된다고 합니다 그동안 집을 얻기도 힘들고 한데 아버님 집에서 같이 있으면 어떨까 해서요 요즘 오래된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다 재 건축과 결합되면 정말 난감하다 큰 방을 하나 치웠다 간단한 입을 옷가지만 챙겨 가지고 사위네가 임시 이사를 왔다 언젠가 딸이 말했었다 큰 아파트 하나 사서 부모님 모시고 같이 살면 좋겠다고... 우리 부부는 생각이 똑 같다 그럴 생각 전혀 없다 혹시라도 옥탑방을 얻어서 살더래도 그리는 안한다 뚝 잘랐다 일 주일에 한 번씩 와서 놀고 가는 손자..

혼합글 2020.12.07

그들의 대화

ㅡㅡㅡ 올해도 왕언니 먼저 내려오셨네요 그래 내가 추위에 약하지 않니 게다가 장마가 길어서 햇빛이 부족하니 길고 넓은 얼굴이 확 펴지를 못했단다 겉은 우유빛 같으나 속은 거무티티 하잖니 그나저나 둘째 언니는 올핸 왜 안오셨을까 봄엔 벚꽃으로 인심 꽉 붙들고 가을엔 빨갛고 검은 대비색으로 제일 예쁜데 올해는 공달이 들어 있어서 두째도 시절 맞추기가 쉽잖은 모양이더라 초등학교 근처에 살고 있어 먼 발치로 보곤했는데 그 언니가 있어야 우리 4남매 떼깔이 확 펴는데 한 구석이 훵하니 빈것 같네 넌 노랑색으로 여전히 아파트 한쪽을 꽥 잡고 있더구나 근데다가 검은 그랜저 위에 노랑 나비처럼 앉잖는데 너무예뻐 지나가는 아저씨가 차를 멈추더니 핸폰으로 너희 친구들을 찍더구나 근데 네 친구들은 알을 많이 나아서 땅에 내..

혼합글 2020.11.23

시간이란

악보는 단지 표식에 그칩니다 여기에 시간과 노랫말과 혼을 불어넣을 때 길이와 높낮이가 있는 음악으로 태어납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에도 여행에도 쇼핑에도 공부에도 음식에도 모든 일에 시간이 들어 있습니다 서비스는 그 속에 든 시간을 팔고 그 시간 안에서 즐기는 일이듯 나의 것으로 쓸 수 있는 것은 물질이 아닙니다 살아가는 동안 주어진 시간 만이 오직 나의 소유 입니다 세상 모든 것은 사용하면 줄거나 시간에 섞이어 사라집니다 시간은 마무리 사용해도 줄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내 뜻대로 사용할 수 있는 바로 내 것 입니다 추억도 내 시간이 들어 있기에 아름다움으로 존재합니다 인생에 있어 희노애락은 내 시간이 함께 반응하여 생긴 고운 열매일 것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0.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