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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만 깜박여도

도서관에서 예약 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다잠깐 망설이다 자리 이야기를 한다아 벌써 시간이...연장을 잊었네요 그러셨군요그대로 사용하세요 제가 다른 곳으로 바꿔 자리를 잡을게요그분은 미래를 갔다 쓰고 있었다아무렇지 않게(억지로는 못하는 일부러도 못하는)새벽에 꿈을 꾸었다 어제의 해가 떠 있었다일어날 시간까지 하루를 충분히 자고 일어났다과거의 시간을 쓰고 있었다(억지로는 못하는 일부러도 못하는)발만 떼어도 눈썹만 깜박여도 초의 어제과거이거나 미래이거나 현재는 없다살아있다는 게 죽음을 야적장처럼 쌓아가고 있는 것한 번에 치워질 언젠가

시 글 2025.01.04

퍼즐을 꿰다

한 입 나를 가지고 간다그랬다 늘브럭 같기도 하고 퍼즐 같기도 나는 깨어졌다 다시 모이곤 한다나를 가지고 오는 친구들모이면 그때야 꿰어진 내가 된다작품이 된다만나서 뭐할까 해도만나야 내 한 세상을 이뤄주는 친구들나를 가지고 오는친구들에게나도 친구들 한 웅큼씩 들고 가리라친구의 한 줌이 내가 되고 내 한 줌이 친구가 되는 석촌 호수가 되는 점심이다

시 글 2024.12.14

넉두리

ㅎㅎ 먼저 웃어 봅니다오늘 김장했어요배추 30포기근데 배추가 겉은 그럴듯 한데 속이 약체라서 조금 더 하기로 했습니다올 배추는 수분이 많고 맛이 떨어져 고급 양념들이 불쌍해 졌습니다여러 선생님들께서는 김장 어떻게 하셨어요끝나고 수육 오겹살로 피부도 살리고 고생도 갚고 이제야 숙제 손에 넣으려 하니 핸드폰에 쌓인 피로들이 맛을 봐 달래서 망설이다 방에 들어와 보니 맹숭합니다 숙제에 전념하시지 싶은데 쥐머리가 어떻게 나를 펼쳐 놓을까 생각하니 새머리가 된 듯 굳어집니다이를 물고 해야겠는데 시계가 가다가 그친다는 걸 알게 되니겁이 다가오는데잘 쓰시는 여선생님들홍조가 느긋히 비쳐더 다급해 집니다스승님 조언 가물하고손가락이 떨려 헛딛기를 반복 피곤도 하니 오늘은 그냥 넉두리로 쉴까 하니넉두리가 넉두리를 끌어다가 ..

살며 생각하며 2024.12.06

목 부은 컵

공원은 시간을 버는 사람들장군 멍군 두 쪽세력과 집 짓기가 공간을 넓히고 있었다셈 없는 게임은 없어서 하루를 벌어간다아주머니시간 좀 더 넣어 주세요이상하지 않는 이상함이고개를 위아래로 문제란 늘 사람에게 있는 법이라고 철칙 같은오늘은 왜 쓰지 맛이 그녀는 알듯 모를 듯이상하지 않는 이상한 사람으로스무고개가 턱살을 뺀 일주일호주머니가 비었나 데이트를 말하나시간을 넣는 일이란주머니에 영화관을 집어넣거나번호표가 카페를 쥐는 일아궁이에 불을 더 지피라는 거야한 세월을 벌렸다가머리가 다 빠졌다는 자판기 아주머니귀가 모자라 귓밥을 파는데 내과를 헤매었다나글 쓰세요읽는 게 적다는 소리 많이 들었어요 내 영감한테지금은 이 자판기 하나보다 못해요, 셈 잘하는시간 더 넣어 드렸으니 시간 벌어 가세요종이컵 목이 한 모금 ..

시 글 2024.12.01

어제, 현재

걸린 풍경이 가난하다고 생각했어요 펄럭일 때면 바람이 일고 바람이 일면 흔들리는 베에서 살이 빠져나갑니다 손이 빨면 손이 빨리는 가난한 넌 손으로 주물러요 햇빛에 원색이 돌아옵니다(아기 기저귀) 한꺼번에 몰아넣은 부(富) 누나와 동생이 번갈아 입어요 성도 색깔도 분별이 약해져요 중성이 되어갑니다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닌 한ㆍ통ㆍ속 흰색도 검은색도 회색화 되어 가고 건조는 자동 빨랫줄 놀이가 삭제되어 춤사위는 사라질 수 있어요(핸드폰 사용 시간입니다)

시 글 2024.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