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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마음의행로 2020. 12. 1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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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무 가지 사이 사이에 머문 겨울이
경안천을 얼렸다
두물머리에서 내러온 강물은 광주에서
내려온 경안천과 만나 한강으로 흐른다
겨울이 되면 고니 떼가 장관을 이루고
과악 꽈악 춤사위 사이로 내뿜는
힌빛 소리는 경안천 뒷 산북을 울리고
은빛 강물 노래는 한강으로 내어 보낸다
뚝방길을 잘 만들어 놓아
이 겨울 추위에도 산책하는 사람이 제법이다
아저씨 저쪽으로 가면 고니를 만날 수 있나요
되 돌아오는 나에게 서울 말씨
60대 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묻는다
강물이 얼어서 고니가 어디에 숨었는지
보이지를 않네요
실망 속에서도 네네 감사합니다
고운 인사를 빼 놓지 않으신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눈에 섧함이 스친다
요즘처럼 환경 중요성이 커진 터라
그 마음 이해가 들었다
벌써 진사님들이 500mm 대포 렌즈를
들이 대고 있다
갑자기 고니 네 마리가 날아 오고 있다
경안천을 두 바퀴채 돌더니 내려 앉는다
카메라 셨다가 드드드드드드르륵
순간 수 회를 찍어 댄다
내려 앉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 때를 놓칠 수 없다
미리 정 조준하여 사정권에 놓은 카메라가
바빠졌다
시베리아를 넘어 이곳 경안천을
그들은 항해하여 겨울이면
매년 찾아오고 있다
이곳은 대한민국 그들만의 별장이다
10일 사이 두 번째, 지난 번에는
고니가 때를지어 퇴촌 풍악제를 열었다
뛰고 날고 쫒고 안무에 고함에 자축이다
답답한 서울 생활을 잠시 벗어나고자
두 번째 찾은 경안천에는
동안거가 시작된 셈이다
언 가지움들은 벌써 봄을 알고 있는데
경안천은 한강으로 흘러 서해로 가는
제 갈길을 알고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