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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벚꽃 필 때

ㅡㅡㅡ 태양이 두 번의 동안거를 지낸 봄날 손위 동서 뒤를 따라 올랐었던 영락의 동산 천길 낭떠떨어지 아래에 둥근 세상 떼어 놓고 네모난 세상에 들어가신 형님 이승에서 기억할 날 하나 남겨 두셨지요 푸른 언덕 머리 앞엔 영원히 거할 집 천국 번지와 새 명찰을 달아 드렸더니 년에 한 번 인사도 고맙다고 올 때는 쇠주 한 병은 꼭 챙겨 오라 하시네요 지금도 다정한 이름은, 이름 두 자 아닌 형님 팔씨름 하던 그 힘 어디에 두고 불끈 한 번 일어나 보소서 이런 저런 시름 다 잊으시더니 이제 능청떨던 말씀조차 잊으신게요 형님 뒤에 두고 떠나오던 모퉁이 길 옆에 산 벚꽃 되어 환희 웃으시며 나 여기 있다 하시던 형님 벌써 두 칸을 벌린 봄이 왔습니다 내년 산 벛꽃 필 때는 소주 두 병 차고 멸치 한 줌 가지고 예..

가족 이야기 2021.04.07

사람이 그립다

ㅡㅡㅡ 너에게 이름이 있었구나 제비꽃 네 본 이름과 우리가 부르는 이름과 혹 다를지라도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랴 이 세상에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설 수 있는 그냥 이름이면 되는 것을, 인간 이란 단어에는 왜? 사이 간 자를 뒤에 붙였나 그냥 인이라고 하지 않고 그만큼 표현 하기가 어렵다는 뜻 아니랴 제비꽃이고 소나무이면 되듯이 서로 관계 속에서 정의 되지 않는 그냥 사람인 사람을 그리워 해 봅니다

살며 생각하며 2021.04.04

젖으면 벚꽃

ㅡㅡㅡ 봄비 하늘이 무겁게 내려오니 눈망울 파란 땅에 고인 두 하늘을 만난다 흰 쌍테 안경을 쓴 호수를 석촌이라 하지 종일 벚꽃 8자 걸음을 걷게 하고 네 팔에 손가락 올린 미인을 오지게 스토킹 하려 한다 오늘은 석촌이 못 본척 해 주었으면 한다 사진이 깨물은 서정 내가 너의 꽃이 되어주고 너를 노래할래 아비 등걸에 걸친 아기 벛꽃으로 너는 하늘을 파고 들고 나는 물속을 기어들어 갈래 쉴 기와집 한 칸쯤 기억해 줘 내가 진주를 낳을 때 너는 꽃 신랑이었어 젖으면 벚꽃이 되는 너

생각하는 사진 2021.03.28

바톤 텃치

ㅡㅡㅡ 사이버 세상 덕으로 가만히 앉아서 아프리카 동물의 세계를 보며 즐기는 세상이 되었다 남자들은 은근히 동물의 왕국을 즐겨보는 편이다 그들을 보는 관점도 누구나 차이점을 가지고 있고, 약육강식의 세계이다 보니 당연한 것처럼 보기도 하고 약자편에서 살아남는 쾌거를 보며 즐기기도 한다 어쩌면 어려서부터 어른이 되고 나이들어 죽는 과정을 살피기를 좋아할 수 있다 사자들을 보면 어린 새끼를 정성껏 키워 성장시킨 후 사냥의 방법을 가르친다 사냥을 알게 되면 서로 독립적인 세계로 들어가게 되고 좀 더 지나면 아비와 영역 다툼을 하게 된다 아비가 가진 경험을 훔쳐보면서 봄 여름과 가을 겨울의 사냥 포인트를 배우고 차근 차근 아비로부터 그 영역을 빼앗는다 이제 힘을 잃은 아비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 한 쪽 구석으로 ..

가족 이야기 2021.03.22

맴돌다

ㅡㅡㅡ 가만히 보면 젊어서나 나이들어서나 가족만큼 사랑하는 일은 없어보입니다 가족을 사랑하고 잘해 보이려는 마음을 내내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가족에게 인정 받음이 무너지는것을 무척 두려워함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가족을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내면 깊이에는 가족을 사랑하고 가족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 왜 들어 있는걸까요? 유전적 일까 한 핏줄로 태어남 일까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함 일까 내가 낳은 자식이라서 일까 같은 형제자매여서 일까요 왜? 우리는 그 틀을 벗어나지 않고 사랑해야 하고 인정을 받으려고 맴도는 것 일까요? ?????

카테고리 없음 2021.03.19

자주

ㅡㅡㅡ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종살이로 살아오다가 핍박에서 430 년만에 벗어나게 됩니다 이집트를 떠나 홍해를 건너 가나안 땅으로 43년 이란 긴 세월을 건너 입성하게 됩니다 광야에서 백성들은 이집트에 남았으면 종살이라도 먹고 마시기에 어려움이 적었을 것이라고 종의 근성으로 하나님께 반항을 해 오다가 이집트에서 살다 나온 세대는 바라는 땅에 한 사람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벌을 받았다는 것이지요 이 나라도 일제 35년을 종살이를 했습니다 다시 그 시대로 돌아가고자 하는 사람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해방이 1945년 이었으니 그 전에 태어났던 세대는 모두 떠나고 그 다음 세대가 되어야 한다는 비유와 계산을 해 보기도 합니다 여기서 시인 박두진 '3월1일의 하늘' 이라는 시 일부를 적어봅니다 '유관순 누나..

혼합글 2021.03.18

내를 바꾸어야

ㅡㅡㅡ 영국 웨스트인스터 대성당 지하묘지의 묘비를 읽어보면 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상상력의 한계가 없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 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내 사는 시야를 약간 좁혀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마지막 시도로, 나와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자리에 누운 나는 문득 깨닫는다 만약 내가 나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내어 나를 좀 더 멋지게 바꿀 수 있었을것을 그리고 누가 아는가? 세상..

혼합글 2021.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