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깨 ㅡㅡㅡㅡ 나이들면 얼굴에 죽은깨가 핀단다 약을 바르고 피부과에서 레이져로 태워 깨끗하게도 한다한다 그냥 놔두기로 한다 얼굴이 부끄럽지 내가 부끄럽지 않을테니 ㅎㅎ 그런데다가 검은 것이 밖으로 나오니 내 속은 더 맑고 하얗게 되리라 이 좋은 일은 방치가 답이다 혼합글 2020.10.18
서성이다 ㅡㅡㅡ 가을이 날 서성이게 하다 서산으로 해는 지고 마음은 어디로 갈려하나 바람 부는 곳 빛이 낮아진 곳 부단히 집으로 옮기는 발걸음 소리 날 바쁘게 한다 이불처럼 쌓아 놓을 하루의 짐을 메고 장작 하나 책 한 장 불꽃 하나 시 한 줄 태우면서 하루를 헤아리는 시간은 그렇게 날이 새는 즐 모른다 시 글 2020.10.12
편지 쓰고 싶지 않으세요 ㅡㅡㅡㅡ 돌아다니다 코스모스를 만나면 꽃 이파리를 따서 책에 넣고 싶고 안 나오는 시를 적어도 보고 싶고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이 가을에... ㅎㅎ 카테고리 없음 2020.10.09
황화코스모스 ㅡㅡㅡㅡ 가슬 바람 햇살이 따갑게 찾아왔다 코스모스 보다 진한 황토색 별들이 찾고픈 어떤 사랑이 있었나 보다 눈섭을 바짝 치켜 세웠다 가을 하늘로 유영하듯 흔들리는 몸매 빤작이는 눈빛 안에 끼어든 상량한 유혹 누군가에 어리광 픈 스킨십 바래는 아! 이 가을 연민이여... 카테고리 없음 2020.10.07
빈 전화번호 ㅡㅡㅡ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렸던 때도 지나버렸습니다 영랑호가 출렁일때마다 흔들렸을 어머님 오늘은 어머님 빈 전화 번호를 눌려 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0.10.06
글에게 ㅡㅡㅡㅡ 블로그에 글을 적는다 이리 보태고 저리 빼고 넣으면 남고 빼면 부족함이 망설이게 한다 뉜들 꽉찬 글 쓰고 싶지 않으랴 최대 공약수 같이 마딘 글 불덩이에 넣어 달구고 두둘기지도 않고 칠지도를 얻겠다 하니 글에게 늘 미안하다 낙서장 2020.10.05
올 추석엔 음식 다 준비 됐으니 어서 오세요 박서방에게 문자를 날린다 손자랑 딸래미랑 한 식구 함께 하려 한다 옛 처럼 다양한 음식을 준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성들여 손자 좋아하는 것으로 이리 저리 생각했다 할머니 잡채도 해 주실거지요 좋아하는 갈비 입맛이 제법이다 용돈도 할머니 할아버지 해서 일정액 준비해 놓았다 혼자서 열심히 뭔가를 적더니 할머니에게 보란다 글씨 생김새만 들여다 보고 잘 썼네 하고 칭찬하고 끝났다 돌아가고 나서 내용을 보니 아빠에게 하는 주문이 들어 있었다 핵심 두 줄 내용으로 '아빠 추석이니 로봇 사주실거죠 그럼 사 주고 말고 아빠가 좋은걸로 사 주지' 였다 박서방에게 내용을 바로 전달했다 꼭 사 줘야겠네요 한다 언젠가부터 할먼네 오면 글을 쓴다 옛날 재미있는 이야기 라면서 동화를 한편 쓰고.. 가족 이야기 2020.10.02
잠 별 보다 많은 나 펼쳐진 이 세상 만물 수 많은 사람들 나와 형성되는 언어들, 눈빛 하나, 소리 한 쪽, 느낌 한 조각, 억만 가지 생각들... 다아 내 분신들 입니다 하루를 마치려는 밤이면 잠이라는 무덤 안으로 분신들이 모여 듭니다 노란 녀석, 빨간 녀석, 파란 녀석들... 애처럽고 슬픈 일, 넘 생각나는 사람... 그리움을 안고 나는 그 둥근 지붕 안에 그들과 함께 잠을 잡니다 혼합글 2020.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