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눈 길 며느리가 들어오면 며느리로 보지 말고 나의 아들로 보십시다 사위가 들어오면 사위로 보지 말고 나의 딸로 보십시다 이제 우리 가정은 아들이 둘이요 딸이 둘입니다 딸 딸 보고 웃고 아들 아들 보고 웃읍시다 우린 공동체가 된 한 가족입니다 시 글 2015.07.12
빗소리 비가 땅 바닥에 떨어질 때 부딪히는 소리 따갑게 들린다 소나기라도 된다면 그 소리는 더욱 크겠다 비 자체에서 나는 소리는 조용하다 나뭇잎에 떨어지는 소리 양철 지붕에 떨어지는 소리 시멘트 바닥, 땅바닥, 물위에, 자동차 위에, 유리창에 떨어지는 소리 둥근 우산에 떨어지는.. 시 글 2015.07.10
한 세상을 낳아 주신거야 우주가 너에게 무슨 말을 들려 준 적이 있는가 어찌 어찌 살라고 한 적 있었는가 고요와 정적함 어두움과 빛 그리고 소리없이 돌아가는 밤 하늘 외침이 없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가 왜 살아나야 하는지 손 한 번 모으고 어머니는 하늘은 태어나는 생명을 그리도 숙명으로 길으러 했는지.. 시 글 2015.06.22
손자에게 그가 사랑 받은 몸으로 꿈 열리게 때를 만나게 그리고 그의 길은 하늘에 두자 안 되는 것은 아니 됨을 바르고 사랑 가진 눈으로 세상을 사람으로 살도록 해와 달 밤 하늘의 별들 그리고 이 땅 위의 만물들이 다 같은 존재 임을 그가 알도록 하늘, 사람, 자연 모두를 사랑하는 마음 .. 시 글 2015.06.09
징검다리 노인이 징검다리를 놓고 있다. 큰 돌을 하나씩 하나씩 옮겨 놓는다. 바지가랭이를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리고 허리는 포크레인 처럼 휘었다. 불도져 처럼 열 손가락은 거친 돌을 움켜 쥔다. 하나 놓고 허리 한 번 펴고 그리고 또 맨 앞은 큰 아들 다음은 두 째 아들 그리고 손자 손녀들 해가 .. 시 글 2015.01.10
점심 직장을 나와서 맨 먼저 얻은 직장 높은건지 낮은건지 명함에 전무라고 쓰여 있다. 하는 일은 누군가를 만나 점심 저녁을 하며 주변 이야기, 회사 이야기, 일에 대한 이야기 하루는 오늘은 상관의 갑작스런 점심 주문으로 못나온다는 전화를 받는다. coex 광장 라운지 식당 네모 반듯한 일 .. 시 글 2014.08.07
터미날 9 아난다야, 밤하늘의 별들이 유난히 반짝이는 것을 보니 나도 이제 이 터미널을 떠날 때가 되었구나. 아난다야, 나는 평생토록 병원과 터미널에 쪼그리고 앉아 생을 구경(究竟)하여 왔으니, 나의 경전 또한 그곳에서 펼쳐볼 수 있을 것이다. 아난다야, 슬퍼하지 마라. 이 세상은 만.. 시 글 2011.12.20
문의(文義)마을에 가서/ 고은 문의(文義)마을에 가서/ 고은 겨울 문의(文義)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닿은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길이 적막하기를 바란다. 마른 소리로 한 번씩 귀를 닫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소백산맥 쪽으로 벋는구나. 그러나 삶은 길에서 돌아가 잠든 .. 시 글 2011.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