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 열매를 따먹으려고 낸 길 그 동물 잡으러 사람이 낸 길 수 많은 발길에 밟히고 짓이겨져 다져진 길 굽어지고 펴지고 오르고 내리고 휘어졌다가 돌아가고 보이다가 안 보이고 가리워졌다가 나타나고 지게꾼 나뭇꾼 이 발등 저 발등 찧어 놓고 발톱 깨지고 문질러 그 길따라 산 바람.. 시 글 2016.09.24
엄마 내음 머리를 돌려 내린다 터널 길을 미끄려져 나간다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본다 눈 코 귀 입 세상은 너무 밝다 가위질 소리가 들린다 의사의 까운에 묻은 소독 냄새 솜에 묻은 옥도정기 냄새 어머니 살에서 빠져 나온 비리달한 피냄새 그 속에서 아이는 한 냄새를 찾았다 그리고 가슴을 .. 시 글 2016.08.10
세상에서 가장 큰 복 세상에 그 많은 좋은 말이 한마디 기도만 못하고 그 많은 재물이 하나님 은혜 한 가지만 못하며 세상에 그 많은 아름다운 노래가 하나님 찬송 하나만 못하고 세상의 모든 책을 합한 것보다 하나님 말씀을 기록한 성경 한 권만 못합니다 우리가 삶을 살면서 하나님을 만나고 은혜에.. 시 글 2016.07.03
새들은 노래합니다 아침에 일어난 새는 이 밝고 맑은 세상을 주심에 고맙다고 노래합니다 낮을 즐기는 새는 언제나 충분한 먹이를 주신 숲에 고맙다고 노래합니다 저녁을 맞은 새는 눈을 감고 휴식할 수 있게 어두움을 주심에 감사 노래를 합니다 시 글 2016.06.01
오월 민들레 그래 평생 흔날리면서 살아왔소 중력의 무게 이끌고 이곳 저곳 허리 머리 희도록 새끼들 가벼이 날개 붙여 이 들 저 모퉁이에 다 날려 보내고 허물어 세월 담아낸 담 벼락 아래 온기 붙어 있는 자리 휘어이 휘어이 어께 손 짓 새끼들 불러 본다 어깨에 얹어진 무게 납작이 엎드려 .. 시 글 2016.05.09
돌팔매 진심을 바꾸어서 거꾸로 하고 억지부리고 섭섭케 하고 무시하고 아니할 말 하고 나의 부모 형제자매 자식 친구 사이 사이에 세상 모든이에게 뿌려 놓은 아니 좋은 말들 행동들 그건 다 내가 나에게 던진 돌팔매들 이었습니다 시 글 2016.05.08
말의 물꼬 일상의 말들 그냥 일상의 말들 그 말 속에 톤이 살아 있었다 떨림이 섞이어 있었다 왜 답을 해서는 아니되는 무슨 말이 나오면 되 돌림이 있을 것 같은 긴 침묵 끊어진 언어의 다리 비가 주루륵 주르륵 내리고 전화 벨이라도 울렸으면 썰물의 흐름이 다가오고 모래가 빠져나가는 .. 시 글 2016.04.29
아내의 집 아내가 집을 나갔다 처음 친정으로 갔다 시집이 자신의 집이 되기 까지 긴 세월은 끝내 이루지 못했나? 허탈한 남자 후회 깊은 남자 못난 남자 오늘 돌아 온 아내 챙기기 시작한다 자식들을 그리고 자신의 집을 시 글 2016.04.22
내 숨을 만들자 깊은 숨 큰 숨 긴 숨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숨 우주는 평생 한 번 산은 하루 한 번 바다는 하루 두 번 숲은 네 번에 일년 낮고 작고 보이고 둘죽이는 숨 좋아하고 싫어하고 미워하고 그리워하고 애타하는 가픈 숨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욕심 버린.. 시 글 201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