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삶의 길

마음의행로 2016. 9. 24. 21:47

 

열매를 따먹으려고 낸 길

그 동물 잡으러 사람이 낸 길

수 많은 발길에 밟히고 짓이겨져

다져진 길

굽어지고 펴지고

오르고 내리고

휘어졌다가 돌아가고

보이다가 안 보이고

가리워졌다가 나타나고

지게꾼 나뭇꾼

이 발등 저 발등 찧어 놓고

발톱 깨지고 문질러

그 길따라 산 바람소리 오르내리니

적막함이 그대로인 길

밟혀면 밟힐수록 좋은 길 되어

세상 풍파 견디고 이겨

산책길 둘레길로 발길 모으니

또랑 물 옆에 돌고

터널같은 나무 숲길 이루어

안개 숲 흐릿한 동화 같은 길

짚새기 고무신 운동화 등산화 신은

님들 차례로 찾아왔고

자기 등에 여행객 실어 나르고

희노애락 마다 하지 않음이

결국 생의 길이 되어

굽고 휘고 넖어졌다 좁아졌다

내리면 오르고 오르면 내리는 길

몇 숨이나 쉬고 꼬리 달고 왔을까

다시는 돌아기지 못할 그 길

돌아보면 미움도 슬픔도

즐거움도 설움도 섞이고 섞여

쓰달은 자기 길이 되었구려

세월을 묻혀 놓고 샮의 흔적을

그대로 남긴 그 길을

오늘도 가고 있습니다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풍  (0) 2016.10.12
세상에 바로 서기  (0) 2016.10.07
엄마 내음  (0) 2016.08.10
세상에서 가장 큰 복  (0) 2016.07.03
새들은 노래합니다  (0) 201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