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엄마 내음

마음의행로 2016. 8. 10. 15:42

 

머리를 돌려 내린다

터널 길을 미끄려져 나간다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본다

눈 코 귀 입

세상은 너무 밝다

가위질 소리가 들린다

의사의 까운에 묻은 소독 냄새

솜에 묻은 옥도정기 냄새

어머니 살에서 빠져 나온 비리달한 피냄새

그 속에서 아이는

한 냄새를 찾았다

그리고 가슴을 파고 든다

유전자도 못 가진 냄새가 코에게 알린다

엄마 냄새다

얼굴 근저리에 내린 그윽한 냄새

세상에 나만 알고 있는

냄새

뇌의 어느 곳에 숨겨 둔다

타인을 알아내고

엄마 품과 젖을 여는 열쇠가 되고

눈을 감아도 귀가 열리지 않아도

코가 알아낸 내음

아기는 더듬고 찾아낸다

엄마 내음을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 바로 서기  (0) 2016.10.07
삶의 길  (0) 2016.09.24
세상에서 가장 큰 복  (0) 2016.07.03
새들은 노래합니다  (0) 2016.06.01
오월 민들레  (0) 2016.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