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봉선 9월의 하얀 눈이 내린 메밀 밭을 지나 늦 익은 옥수수 몇개, 검 노랗게 익은 늙은 오이 몇개, 보라빛 검게 변한 가지 몇개 어머니는 옆구리 터진 대바구니에 따가지고 오셨다. 아이구 허리야 하시면서 한 발은 토방에 한 발은 땅에 내리고 써가래 시커만 냄새를 바라보시며 누우신다. 누운 얼굴엔 어릴.. 낙서장 2009.09.07
친구란? 내가 들어 있는 회(會)가 아홉개 쯤 된다. 어떤 모임은 두달만에 만나고, 다른 모임은 분기마다, 또 다른 모임은 반기마다 모인다. 그러나 매달 만나는 모임도 있다. 이런 모임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나도 좋아하고, 친구들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진 회이다. 그러니 나의 모임은 그리 적지 않는 .. 낙서장 2009.08.27
독백으로 채워진 블로그 니이들면 나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가 싫어진다. 봐라. 사진이 더 늙어 보이잖아... 디지탈 시대이지만 나이들어 감은 사진으로도 막을 수가 없다. 블로그에 내 사진을 넣었다. 최근에 디지탈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다. 더 젊은 사진은 없는 것인가. 아나로그를 디지탈로 바꾸어 젊었을 때 사진을 올려보.. 낙서장 2009.08.21
단순함이 좋다. 어느날 날더러 카페를 하나 만들란다. 서로 소식도 전하고 동우회의 만남의 장이 되어 주란다. 그날 밤 혼자서 카페를 만들었다. 누구한테 들어보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의 카페도 잘 모르는 처지에 인터넷을 뒤져서 용감하게 만들었다. 그리곤 동우회 소식을 싣었다. 몇가지 구성을 하고 지나면서 차.. 낙서장 2009.08.21
나이들어 등을 펴다. 하루에 한번씩 오르는 뒷 동산이 있다. 나즈막 하지만 오솔길이며 키 큰 나무들이 많아 그늘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는 곳이다. 정상에 오르면 나이 많으신 분들이 매일와서 운동도 하고 쉬어도 가는 곳이기도 하다. 내가 이곳을 찾게된 것은 일과 중에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잠시 도시를 벗어나, 옛 시골.. 낙서장 2009.07.28
매미 소리 버스는 아침부터 찐다. 의자에 앉아서 책을 펴고 읽어 내려 간다. 에어컨이 낮에는 추워도 켜나 아침에는 그런 행복은 없는 모양이다. 창문을 여는 서 있는 승객이 몇이 생겼다. 나는 앉아 있으니 할말은 없다. 바깥 바람이라도 맞아야 할 판인 모양이다. 책을 20쪽 가까이 읽고 있었다. 주변에 사람이 .. 낙서장 2009.07.24
정말 편안하여 집니다. 이제서야 세상을 사실 그대로 바라 볼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각 눈, 흘긴 눈, 활짝 눈, 싫은 눈, 돌아서는 눈............... 세상을 내 렌즈에 끼워 맞추니 항상 네모진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보았습니다. 존재하는 사물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생각나는 그대로, 아름답게, 사랑스럽게, 예쁘게, 고맙게 볼 .. 낙서장 2009.06.22
정승이 죽으면 잘나가는 정승집에 개가 죽었다. 어떻게든 얼굴 도장 찍으러 챤스를 생각하든 이러 저러한 사람들이 문전 성시를 이룬다. 헌대 그 정승이 죽었을때 그 많든 발걸음이 뚝 끊어 졌다는 말이 있다. 속담에 있는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셨다. 약 500만명 정도의 사람이 애도를 표하려 다녀갔다.. 낙서장 2009.06.07
아버님 살랑거리는 풀잎에 새긴 빛살 속에서도 좁쌀만한 작은 보라빛 꽃의 총난 얼굴에서도 나는 그님을 생각하고 사진을 찍어 보낼까? 그림을 그려 보낼까? 젊었을적 마음에든 느낌을 보내 보려고 했는데... 한 평생 무뚝뚝하신 아버님... 생각나는게 많지 않으니 꽃잎 바라다보는 주인공이 아닌 나는 조그마.. 낙서장 2009.06.02
식은 밥 퇴근 후 곧장 버스를 탓다. 버스 속에서 나는 늘 하던 버릇으로 책을 펼친다. 두번째 읽는 "한강" 이다. 아홉번째 권이니 거의 다 읽어가는 셈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나는 이것 저것 떠 오르는게 많다. 그래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있다. 집에 도착 하자마자 저녁을 차리는게 아내의 일과이다. 나는 곁에.. 낙서장 2009.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