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470

공중 제비

빨간 뒤지에 세자를 꾸겨 넣었지 역대 임금을 단 하루 다시 살게 한다는 넷플릭스를 돌렸을 때 영조대왕 세자와 다시 대면케 된 사법의 날 사도는 창자를 꺼내 엎디었고 짧은 안경을 집어던진 왕관 진달래꽃 창경궁에 화사가 돌고 눈시울 쏟아낸 춘당지가 출렁 입 다문 궁궐이 하늘 잔치라네 궁핍한 어휘 어색한 표정 궁뜰로 사뿐 걸음 내려서니 한 자리 지킨 허리 굽은 혜화나무 지팡이 마저 공중제비 하네

시 글 2024.08.01

닮아가는 시간

가장 안 닮았다던 둘째 그럴수록 틈이 벌어져 갔다 꼿꼿한 자세도 바른 걸음걸이도 바꾸어 보고 이 모양 저 모양 목소리까지 어머니 쪽으로 기울어져만 갔네 누구를 닮아간다는 건 조용한 오솔길 걷기에 몸 맡기는 것 첫 참외 원두막 데이트, 오누이처럼 닮았네 벌써, 망지기 할이버지 갈수록 멀어져 가는 부성은 아내 쪽으로 더 여물어져 가고 삼배옷 입고 가신 날 엎디어 얼굴 한 번 맞대어 보았을 뿐 훗 날 흉내, 속내 꼭 닮은 둘째, 아버지였다

시 글 2024.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