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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함께 춤을

ㅡㅡㅡ (음악을 듣고 쓴 글들입니다) 1) 가끔은 심연에서 끌어올린 한 모금의 눈물을 하늘을 캐어낸 영혼의 기도를 구르는 낙엽 속에 흐르는 물방울 알들에게 그 옛날 이야기처럼 고통을 슬픔을 사랑을 실 어내는 맑은 물결 소리 2) 강아지와 함께 음악을 들었다 나는 왼쪽 그는 오른쪽 귀에 레시버를 넣었다 발을 비벼대더니 이불을 긁었다 낑낑대더니 공명 높은 음성이 방을 째고 나간다 그러면 그렇지 이제야 너의 본성이 나오는구나 넌 늑대지? ''늑대와 함께 춤을'' ? 귀에서 끼윘던 레시버를 빼어 버렸다 숙제 생각이 나서 아침에 다시 guitar 를 들었다 늘멍이 왔다 왜 혼자서 말해? 레시버 하나를 어제밤처럼 나누었다 슬픈 편지 안에 글 알들이 여섯 가지에서 냄새가 떨어져 나가고 더 이상 오지 않는 종이 글이 ..

시 글 2021.12.19

비단의 안쪽

ㅡㅡㅡ 알은 따뜻하던가요 고슬고슬 한 할머니 여름 상자 위에서 잡히지 않는 껍질 속의 밤 달포를 보내고 다섯 잠의 추억 기억하시나요 지구를 감고 태양을 싸았던 하얀 고치 오월에 핀 꽃에게로 가시려고요 오른손에 당신이 들려 있습니다 늦으면 돌아가지 못할 나이테 물레가 자전하는 비단의 안쪽 노래를 부르고 싶으시다면 아니에요, 당신의 이름 부르는 쪽은요 바람으로 젖고 다닐 두 쪽씩 날개는 언제 펴시려 하나요 창공에 디딜 발, 땅 위를 건너뛸 발은 빈 가지입니다 자! 이젠 나오세요 비어 있는 무대 관객은 할머니 손 고치가 뜨거운 호수에 미끌어 지기 전 빠져나오세요 그리고 당신의 말 하세요 새로 태어난 이야기와 알로 돌아갈 당신 사이를

시 글 2021.12.16

땅 따먹기

ㅡㅡㅡ 둥근 원이 땅 위에 주어 집니댜 여기에 사금파리 하나를 놓습니다 손가락으로 사금파리를 세 번 처서 원 안으로 돌아오면 그 넓이 만큼의 땽을 갖게 되고 돌아오지 못하면 죽는 놀이입니다 떠난 곳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욕심을 크게 하면 크게 얻을 수 있습니다 그걸 원하다가 돌아오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생에는 세 번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학습하고 공부하고 성장하는 첫 번째 기회 돌아올 수 있는 넓이와 거리를 생각하며 뜻을 세우며 던지는 두 번째 기회 마지막 원으로 돌아오는 기회입니다 어느 하나도 다 같이 중요합니다 죽음은 태어남과 동시에 함께 출발하고 함께 다니는 동행자 입니다 죽음이 없으면 돌아올 필요가 없을 뿐더러 삶에 의미도 없을 것입니다 꼭 돌아와야하는 책임을 갖는 땅따먹기 어린시절 놀..

살며 생각하며 2021.12.14

수레바퀴

ㅡㅡㅡ 따뜻한 봄날 대나무 숲은 온화한 빛에 스렁거리고 심장은 고래 휘어진 등처럼 울렁였고 노트 위에 시는 몽블랑 만년필 끝을 물고 다녔다 가끔은 겨울 밤의 불꽃 축제와 하와이행 비행기가 생일 선물로 찾아왔다 대 보름의 시간이 하현달로 지워져 갔고 속 빈 창자가 꺾어진 목으로 튀어나온 벼랑 끝 언덕에 서면 후유 느린 오후 3시 수레바퀴에 묻은 지폐 두 장이 주먹 안으로 들어온다 그녀 앞에 나타났던 시커먼 공포와 세상과 떨어져 있는 고독은 종이 두 장 값의 무게 만큼이나 겨우 내려진 하루 새벽이 뒤져진 골목 끝 천정에 달린 별 하나 젖이 나오지 않고 느러진 젖에 매달린 손주에게 떼어줄 참새 용돈과 두부살 파먹을 배고픈 몇 끼의 맛 꺼진 도로를 끌고 가는 사각 블럭의 현기증 원시법 끌에 달린 좁아진 고갯길 ..

시 글 2021.12.06

개똥아

ㅡㅡㅡ 내 이름은 할아버가 지으셨다 아버지는 그 이름을 불렀다 나를 낳은 부모는 나를 만들지 못했을까? 할아버지도 부모도 계시지 않는 지금 누가 나를 부른다 할아버지가 지은 이름이 귀에 들어온다 누가 또 나를 부른다 아버지가 부르는 이름에 답한다 누가 할아버지 함자를 묻는다 할아버지 자신이 짓지 못한 그 이름을 나는 말한다 할아버지는 영정이 없다 나 아닌 나를 절대 찍지 말라 하셨다 이름만 있는 할아버지 절반은 할아버지고 절반은 할아버지가 아니었다 1/2 만이라도 할아버지 이고 싶으셨다 내가 내 이고 싶다면 나는 이름과 얼굴의 가면을 집어 던져버려야 한다 내 부모는 진정 나를 만드셨다 이름이 없는 나를 옛날에 이름을 개똥이 소똥이라고 지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카테고리 없음 2021.12.05

만추의 밤

ㅡㅡㅡ 그들은 비를 맞고 걷고 있다 보고 있다 불빛과 빗방울 물든 나뭇잎 나란히 쓰는 우산 끼운 팔 서로 지금을 좋아하고 있다 사랑하고 있다 아름답다 한다 그들은 걷고 있다 과거를 걷고 있다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그를 버리기에 아름답다 버림은 지나감이요 지나감은 과거로 감이다 그들은 걷는다 과거에서 나와서 지금을 걷는다 분명 저들은 과거들이다 그러나 저 아름다움은 지금 존재한다 바로 지나가는 과거 길을 걷는다 지금은 장날처럼 없다 바로 과거이다 더 중요한 것은 과거는 부담이 없이 살아나오는 즐거움이다 아름다움이다 지금이란 '공' 이다 과거가 변하여 지금이 되어 온다 지금의 것은 과거에 있었던 존재의 변천이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으면서 존재한다 정지는 올 스탑이다 죽음이다 정지는 이 세상에 존재..

시 글 2021.11.25

대접

ㅡㅡㅡ 전화를 받는다 들려오는 목소리가 무겁다 내일 저녁은 강남 SS 병원으로 가기로 약속 시간은 이미 채워진다 입구에는 천정에 닿을 만큼 훈장이 여럿 달린 장정 같은 화환이 복도 양편에 주욱 서 있다 맨 앞쪽 두세 개 화환을 읽는다 ~회장,~대표이사.. 상주와 가벼운 목례만 하도록 안내 팀은 사전 공지를 한다 당신은 한복을 곱게 입고 과거의 시간을 삭제하고 사각의 방 안에 걸려 있다 과거의 미래인 현재 당신은, 용인 모란 공원묘지라고 써 있어야 한다 붉으스럼하고 윤기 나고 기품 있어 보이는 피부색이 얼굴에 살아나 보인다 지금 화장기 없는 당신, 꽃 한 송이 보이지 않는 표식도 없는 들판에 홀로 구르고 있다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요 '고마워요 입 입을 주셔서' 비가 내린다 긴 우산을 들고 당신에게로 가고 ..

시 글 2021.11.23

시크릿 포도

ㅡㅡㅡ (2학년 때 사진이다) 3학년에 오르자 우크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쉬웠던 산수가 어려워진 수학으로 변했기 때문이었다 코로나로 학교 수업 일 수의 부족을 온라인으로 때우는 상황에서 엄마가 아니면 수학은 아마도 산수로 도로 돌아갈 뻔했다 엄마가 초딩 때 수학시간이면 궁둥이가 들썩거린다고 담임 선생님 한테서 이야기를 들었다 수학 점수가 말이 아니었다 아내는 그걸 알아차리고 육학년 때 4 학년 수학을 학원에 딸을 맡겼다 책임지고 바닥부터 시작해 달라고 부탁했다 창피 무릅쓴 결과는 수학이 제일 쉬운 과목이 되었고 다른 과목에 집중하게 되어 쉽게 쉽게 앞서 나갔다 그 경험을 딸은 아들 우크에게 전수하고 있다 수학에 완벽한 아들로 기르고 싶은 그 마음을 알고 있다 전 주에 집메 왔을 때 우크는 말했다 '갈수록 ..

가족 이야기 2021.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