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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는 네가 서글픈 거 있지

ㅡㅡㅡ 초등학교 소풍 가서 만난 절간 앞에 핀 흰 목련 대웅전 코끝 향 피운 내음 맡으며 석탑 옆에 서서 손 모았답니다 흰 고무신 신은 스님 걸어가 시 듯 가지를 걸어 걸어 차례로 올라가면 흰구름 몽실몽실 흔들거렸어 콧병에 좋다고 입 다문 너를 따다가 데려 주신 할머니는 피어 있는 너보다 어린 시절 널 좋아하셨어 좀 섭섭했겠지만 가끔 석탑이 외로울 때는 너의 두 손 모은 손 끝에 살짝 마음 언더라 그땐 아이여서 뭘 잘 몰랐었는데 대웅전 앞 석탑과 석등 사이 너를 보는 게 할머니 보는 것만큼 고왔어 소풍이 끝나면 너를 한 번 돌아보고 안녕 내년에 보자 손 흔들 때 떠는 네가 속상했어 (이미지는 크롬에 가져옴)

시 글 2022.03.21

핸드폰 빛

ㅡㅡㅡ 핸드폰을 오래보다 보면 눈에 이상을 느낍니다 시력도 떨어지고 실체가 전반적으로 흐려지기도 하고 종일 몸에서, 눈에서 떨어지지 않는 실체 잠시라도 벗어나지 않는 그림자 같은 녀석 눈을 어떻게 조금이라도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몇 가지를 생각해 봅니다 우선 밝기 조정을 조금 줄여 봅니다 조금 편해졌고요 어둠 속에서 보면 더 나빠지기도 합니다 불을 밝히고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핸드폰 각도를 조정하여 보면 아주 좋습니다 정면에서 조금 빗겨서 15~30도 가량 옆으로 돌려서 보니 눈의 피로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45도는 더 좋은데 사용에 불편을 초래 하게 되었고요 사진을 찍어서 보여 드리려고 했는데 차이를 구분해 내지를 사진이 못하는군요 검색이 위주면 시도하여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낙서장 2022.03.19

시계를 반대로 돌리다

ㅡㅡㅡ 나는 오늘 가까운 미래로 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230여 년 전 과거로 들어가고 있다 내비게이션은 핸들을 브레이크와 악세레이터는 발을 주장했고 과거 현재 미래는 들락날락한 머리 안내는 오르는 길은 원형처럼 되어 왼쪽으로 가서 오른쪽으로 내려오면 좋다고 했으나 과거로 가려고 시계를 반대로 돌렸다 성지는 흘러간 노래처럼 옅은 흔적뿐 읽히거나 잡히지 않아 좀 심심하다 다섯 기의 무덤은 크고 무거워 과거를 찾으려는 상상마저 빼내어 갔다 설교터엔 키가 큰 나무 가지에 산새가 가느다랗고 작은 소리로 숨어서 말씀을 읽곤 달아났다 몸속에 감추고 예배하던 십자가는 최근 꺼내어 묘비 옆에 세워 뜻을 보이게 한다 그것뿐이었나 작은 울림이 들렸다 바위 속에서 나오는 약수 소리다 다가가서 마시려 작은 플라스틱 바가지를 들..

시 글 2022.03.11

출렁이는 노을 빛 무대

ㅡㅡㅡ 종일 치던 장난들, 고향 놀이에 빠진 시간은 태엽을 감고 밤이면 이불속 귀신 놀이로 뒤집어썼던 옛이야기가 봄의 질량처럼 가볍게 흔들립니다 호기심은 밤낮을 넘어서서 뛰어다니며 줄넘기 선수 넷이서 동시에 뛰면 너의 허리는 능청거렸던 기억 양쪽 손은 하늘로 올리고 땅을 내리치고 선수들 하나씩 빠져나가면 너는 수직의 허리를 세우고서 부피가 커가는 하늘을 쳐다본다 나이 들어 가도 잃어버려지지 않는 유전자는 놀이에서 모험으로 꿈꾸고 삽니다 길의 끝에는 신비한 출렁 물결을 걸어 두고 스릴을 던져 절벽같은 등산을 하고 땅의 맛과 날으는 무대를 하늘에 동시에 짓고는 시인보다는 늦겠지만 뒤지지 않는 호기심은 우주 끝까지 내어 달릴 겁니다 누군가가 호수를 절반으로 나누고 하늘을 쪼개면 어찌 되나 하였을 어른들의 장난..

시 글 2022.02.28

애둘러 말하기

ㅡㅡㅡ 사진은 구글에서 데리고 옴 수사로 어수선해진 동네 만두가게 떡볶이집 커피숍 약국 미장원은 동네 소문 통로이지 잘려나간 머리카락에서 말의 씨를 쓸어 골라낸다 6 개월 전 발랄한 생기를 찰랑이는 생머리가 나타났단다 말은 싹싹 생김새는 선들선들 씀씀이는 숨벅숨벅 광대뼈 약간 부푼 부티에 콧날 오똑하고 호수 날 눈매 요령 있는 입 그녀 얼굴을 짜깁기한 검사 ' 아시는 분은 아래 연락처로 연락 바람 후사 있음 ' 벽에는 그녀 몽타주가 붇어 있다 폭설같이 두절된 소식은 오래도 버틴다 한 밤 중 그림을 꺼낸 심란한 침대 상상의 회리바람이 뜨고 몽타주와 겹쳐 그 속에서 아내가 나온다 왜 밤새 잠을 못 이루는지를 아내가 물었다 고민의 끝은 범인의 몽타주를 앞에 펼쳤다 깜짝 물러난 놀랜 아내 오징어 먹물 같은 목청..

시 글 2022.02.27

8초라는 시간

ㅡㅡㅡ 한 우주가 괴성을 지르며 쓸며간다 소리의 속도는 200km/h 몸은 중심을 잃었고 정지하려는 힘보다 몇 배가 큰 S자 힘으로, 바라보는 뭇별이 피하기에 급급했다 손과 발 눈은 무자격증이 되어 끌고 가는 기계의 종이 되어 가고 있었지요 왼쪽 뇌는 가까운 미래를 점치는가 하면 오른쪽은 부서질 세상의 값을 계산하고 눈은 몇 m 앞 장애를 비켜갈 수 있을지 아니면 어떤 세상에 부딛쳐 막을 내릴 것인지 시계추는 흔들리고 어딘가에 던져야 하는, 생이 마감 할 벽에 이르는 시간이었다 움직이지 않는 대상은 안 보인다 시커멓게 눈으로 들어오는 멍을 삼켰다 사람은 안 돼 인간이잖아 전봇대가 보였다 그러나 비켜가고 말았다 눈동자는 뇌보다 빠르게 손을 움직였다 체념이란 처음부터 끼어들 틈이 없었고 기계는 굉음으로 무얼..

시 글 202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