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비단의 안쪽

마음의행로 2021. 12. 16. 15:26

ㅡㅡㅡ
알은 따뜻하던가요

고슬고슬 한 할머니 여름 상자 위에서

잡히지 않는 껍질 속의 밤

달포를 보내고

다섯 잠의 추억 기억하시나요

지구를 감고 태양을 싸았던 하얀 고치

오월에 핀 꽃에게로 가시려고요

오른손에 당신이 들려 있습니다

늦으면 돌아가지 못할 나이테

물레가 자전하는 비단의 안쪽

노래를 부르고 싶으시다면

아니에요, 당신의 이름 부르는 쪽은요

바람으로 젖고 다닐

두 쪽씩

날개는 언제 펴시려 하나요

창공에 디딜 발,

땅 위를 건너뛸 발은 빈 가지입니다

자! 이젠 나오세요

비어 있는 무대 관객은 할머니 손

고치가 뜨거운 호수에 미끌어 지기 전

빠져나오세요

그리고 당신의 말 하세요

새로 태어난 이야기와

알로 돌아갈 당신 사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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