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시크릿 포도

마음의행로 2021. 11. 20. 22:20


ㅡㅡㅡ (2학년 때 사진이다)
3학년에 오르자 우크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쉬웠던 산수가 어려워진 수학으로 변했기 때문이었다
코로나로 학교 수업 일 수의 부족을
온라인으로 때우는 상황에서 엄마가 아니면 수학은 아마도 산수로 도로 돌아갈 뻔했다
엄마가 초딩 때 수학시간이면 궁둥이가 들썩거린다고 담임 선생님 한테서 이야기를 들었다
수학 점수가 말이 아니었다
아내는 그걸 알아차리고 육학년 때
4 학년 수학을 학원에 딸을 맡겼다
책임지고 바닥부터 시작해 달라고 부탁했다
창피 무릅쓴 결과는 수학이 제일 쉬운 과목이 되었고 다른 과목에 집중하게 되어
쉽게 쉽게 앞서 나갔다
그 경험을 딸은 아들 우크에게 전수하고 있다
수학에 완벽한 아들로 기르고 싶은 그 마음을 알고 있다
전 주에 집메 왔을 때 우크는 말했다 '갈수록 노는 시간이 없어' 라던 손자가
'숲 이야기' 라는 게임을 하다가 이 번 주에 와서 하는 말
'세상 살기 참 힘들다'
무슨 어른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요즘 할배는 공부 잘하는 방법을 우크에게 가르치고 있다
공부 시간에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면 공부는 잘하게 되어 있다고
그러면 집에 와서 엄마한테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되고 노는 시간도 늘어나게 된다고
집중하는 방법을 함께 하고 있다
나의 눈과 손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숫자를 센다
400까지
눈에서 눈물도 나오고 깜박거리고
눈이 아프기도 한다
선생님을 이렇게 집중해서 바라보면
공부는 쉬워져 알았니
잠깐 나갔다 온 할머니 봉지에는
시크릿 포도가 몇 송이 들어 있었다
손자가 좋아하는 포도다
세상 살기 힘들다는 손자에게
시크릿 포도 만큼한 사랑을 쥐어주고 싶었던 같다
선생님께 집중하는 방법으로 공부를 하도록 요구하는 내 공부시키는 방법은 과연 맞을 것인지
두고두고 기대를 해볼 일이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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