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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ㅡㅡㅡ 수평선/전국광 작품 꽃지 해변 할배 바위에 수평선 띠를 두르는 퍼포먼스로 1975년 여름 한국미술 청년작가 야외 발표회에 찍었던 스라이드가 보존 작업에 문제가 있어 사라졌다합니다 작가는 1990년 세상을 떠나셨고 이를 알고 있던 동료 임동식 선생님(사진)께서 2021/10/3 일 재현 작업을 하는 내용입니다 제목은 '수평선'으로 하늘과 땅과 바다를 동시에 나타내는 단순한 선으로 한국적 정서를 나타내고자 했다 합니다 바닷물이 저기까지 올라오는 것을 보면 더 좋았을건을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외국에서도 호평을 받은 관심 작이라는 평가를 얻었다고 합니다

생각하는 사진 2022.01.15

초라합니까

ㅡㅡㅡ 다 살아보셨습니까 이제는 귀가 눈이 입이 코가 둔해지고 몸이 쉬이 돌아가지 않더래도 그건 그대 생각입니다 낮아지고 버리고 잊혀졌을 때 보여지게 되는 것들 봄날가 개울 속의 돌멩이 언어가 들리고 돌 밑에 사는 가재가 보이고 늑대가 보내는 울음이 돌아갈 태고를 전합니다 낙엽 썩는 냄새가 새싹 잎새로 바뀌고 새의 말을 귀 앓이에서 새겨 들려오고 풀잎이 나무가 산이 들이 바람이 빛들이 불덩어리에서 피어났다는 신화를 읽게되었나니 뿌리가 같은 것에게 존경의 손을 들어 축복의 메시지를 내립니다 둘이 아닌 하나였던 원래 우리 희말라야 정상에서 개울가 갯버들 속을 오르는 물이 하나로 연결되듯 실핏줄로 언결된 유전자들의 헤엄이 느린 꼬리로 뇌에 그림을 그릴지라도 함께 하여 주어 고맙다고, 내 말 알아듣는 나뭇잎의 ..

혼합글 2022.01.10

비어 있는 곳

ㅡㅡㅡ 설계도를 머리에 이고 있는 할아버지 집에는 해와 달이 살고 있었다 다리를 파고 가슴 빗장을 치고 하늘을 덮었다 등짐은 수직과 빗금을 바람으로 날랐고 가로 세로와 높이가 세 덩어리, 이불은 목까지 올라와 귀를 열었다 평방미터가 셋 앞마당과 상추 고추 파 심은 텃밭, 옆 울타리 사이 작은 꽃밭이 있다 빈 공간은 집안을 감싸 돌고 늘 햇빛과 달빛이 내려와 뜰을 놀다 갔다 외딴집엔 사람이 살고 있다고 짖어댈 멍멍이 한 마리 오동나무에 걸린 전화기 하나 방으로 오고 땅그랑 땅그랑 풍경 소리 내는 송아지 귀걸이에 새벽 따끈한 여물이 익었다 까치가 요란히 날개 치던 아침 날 마을버스가 찾아오기 시작하고 빈집에는 양털 걸친 세단이 오고 갔다 오밀조밀했던 가족은 떠났다 다 사라지고 떠나지 않은 해와 달이 살고 있..

시 글 2022.01.08

어허 참

ㅡㅡㅡ 한강이 뜨악해 하고 있다 너무 추워서 얼음으로 덮여있다 과거에도 그랬다 버드나무가 강에 자맥질을 하고 있다 이 추위에... 시끄러운 세상이 흐르고 있다 저렇게 고개를 얼음 속에 넣고 보고 듣고를, 이 한 겨울 동안이나마 아니하고 싶어서였나? 가지런하게 살라 그림도 그려 주고 흐르는 물처럼 예쁜 선도 보여 주고 있다 동안거에 들어서 참회의 모습을 대신하여 보여 주고 있지않나 싶다

혼합글 2022.01.04

음악을 듣고

ㅡㅡㅡ 처음 만난 목소리이다 소리는 점점 나타나지고 단어는 필요 없었다 리듬과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가 커가고 녹차를 마시고 녹차를 생각하고 어느 바위돌 사이 2월의 벽안에 어렵게 들어온 빛을 삼킨 시린 잎 바구니에 밀려지는 나직한 소리 촉촉한 몸이면 살아나는 너의 푸른 생각 이어지는 불덩어리 마를수록 맑아 지는 목소리 양철 지붕에 떨어지는 빗방울 봄을 빨아들이고 꽃으로 피어나다가 관 속을 내려오는 소리는 분명 비였다 2월에 없었던 색 2월에 없었던 소리 12월 끝은 봄을 끌어내었고 2월이 오기까지는 몇 곡이 남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단추를 눌렸다 언어가 마구 솟아난다

시 글 2021.12.26

눈오는 날

ㅡㅡㅡ 눈이 왜 좋을까요? 미끄럼을 탈 수 있어서요 ㅎㅎ 맞습니다 순수함은 위로부터 내려오는 것인가 봅니다 육각형을 만드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변화를 이끌어 왔을까요 물이 되어 산 꼭지점에서부터 나무 뿌리 사이를 지나 개울이 되어 무수한 식물의 목을 축여 주고 영양분을 실어다 주고 강과 바다로 갔다가 수증기가 되어 하늘에 올라가서 추위에 날개를 달고 우주선의 비밀을 알리려 육각형으로 몸을 만들어 하강하는 눈 눈 눈 오늘은 미끄럼 받이가 되어 어린이를 즐겁게 해 줄겁니다 인간의 서정성을 회복케 하는 눈 벌써 어린이가 되었네요 ㅎㅎ

생각하는 사진 2021.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