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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잡으면 놓을 때를/신경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에서)

손을 잡으면 놓을 때를 잘 알아야 한다. 무심코 잡은 손을 놓는 순간을 놓치면 서먹해지고 어색해 진다. 버스에서 내리다가 학교 앞 지하도에서 올라오는 그와 마주쳤다. 인사를 한다는 것이 그의 손을 잡아버렸다. 야위고 뼈만 남은듯한 손이 내 손안에 있었다. 강인한 손뼈의 감촉, 야위었지만 그의 손은 거친 연장같았다. 눈으로 반가워 하며 그도 내 손은 꼭 쥐어 주었다. 바로 손은 놓았어야 했는데 손을 잡은 채 걷기 시작했다. 반가움은 사라지고 곧 침묵 속에 놓이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놓으면 될 순간을 놓치고 나니 점점 더 손이 의식되었다. 탁 내려 놓자니 어색하고 그렇다고 계속 잡고 가자니 손바닥에 땀이 밸 정도로 긴장이 되었다. 그도 마찬가지인듯 했다. 우리는 말없이 걷기만 했다. 우리는 어정쩡하게 손을 ..

나의 여행 2010.06.18

인연 중에서/최인호

작가의 눈에서 나오는 발상은 새로운 자연을 탄생시키는 것 같다. 저녁이 되면 대 자연의 모든 식물과 짐승들의 눈빛이 순해지고 밤을 맞이 할 준비를 한다고 한다. 이 지상의 모든 생명들이 자신의 외로운 그 눈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시간의 강을 건너며 우리의 어께에 지고가는 사람들의 무게가 아닐까(우리가 진정 만나고 싶어하는 인연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어린 아이의 존재는 이 땅위에서 가장 빛나는 혜택이다. 죄악에 물들지 않는 어린 아이의 생명체는 한없이 고귀한 것이다. 우리는 어린 아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 아이를 통해서만 우리는 이 지상에서의 천국의 그림자를 엿 볼 수 있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의 생활은 고스란히 하늘나라에 속한다. 이승과 저승은 다만 보이지 않는 하나의 창을 두..

나의 여행 2010.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