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대치동 천주교회

마음의행로 2010. 6. 14. 16:48

  아침을 일찍먹고 사무실로 가는 길이다.

버스에 올라 중간쯤 된 곳에서 한 여성이 버스를 탓다.

버스에 오르자 마자 두리번 거리더니 기사님 보고 대치동 천주교회 앞에서 내려 달랜다.

 

기사님 매일 이 길을 다니지만 대치동 천주교회를 못 보신 것 같다.

대치동 천주교회요? 하며 물음속에 그곳이 어딜까? 하며 찾는 모습이시다.

한참 생각해도 답이 나오질 않는다.

 

그냥 차를 운전하면서 앞으로 나간다.

이 여성분 그 대치동 천주교회가 버스가는 방향으로 오른쪽에 있다고

확신을 가지고 있는듯 계속 오른쪽 창문만 고개 숙여 보는데

첫 정거장 두번째, 세번째 정거장을 지나고 있다.

나도 오른쪽이 맞다고 이미 확신을 하고 있는듯 오른쪽 길가 건물을 훝고 지나가고 있다.

네번째 정거장이 되자 뭔가 잘못됨을 안 여자분이 정거장을 내리더니 오던 길을 쫒아

뛰어가고 있다.

 

나도 이 길을 자주 왔다갔다 하는데 생각이 잘 나질 않았다.

천주교회 하면 빨간 벽돌 벽에 지붕 꼭대기에 원추같은 모자를 쓰고

그 위에 십자가를 올려 놓은 모습을 우리는 연상을 하고 있다.

언뜻 생각이 나서 그곳이 아닌가 하고 자문하여 보니

분명 오른쪽 길가에 천주교회가 하나 있는 기억이 났다.

 

그런데 그 천주교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모습을 가진 교회가 아니었다.

일반 상가 건물같은 곳에 몇층을 쓰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다른 간판들과 섞여 천주교회라는 간판이 건물 벽과 같은 방향으로

납작하니 붙어 있었다.

그러니 눈에 들어 오지도 않고 잘 띄지도 않으니 모를 수 밖에 없었는지 모른다.

 

나는 가만히 생각을 하여 보았다.

그곳이 어디쯤이었을까?

아마도 그곳은 여자분이 탓던 정류장에 가까운 곳에 있는 것으로 판단이 가게 되었다.

기사님께 묻는 동안 벌써 지나치고 말았던 것이다.

 

오른쪽에 있을 거라고 확신에 차있는 그 눈매,

방향과 쪽은 맞았지만 위치를 모랐던 그 여자분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찾고자 하고 알고자 하는 것, 문제의 답은  바로 묻고, 찾는 바로 그곳에

있지 않나 조금 어거지스러운 답을 꺼내들고 있었다.

 

늦게나마 알고 뛰어가는 여자분을 생각하니 세 정거장은 너무 먼 거리,

이 아침길을 안타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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