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산이 날 에워싸고

마음의행로 2010. 6. 19. 19:06

산이 날 에워싸고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짧은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그믐달처럼 살아라 한다

그믐달처럼 살아라 한다

 

  - 박목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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