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이 있으라 새벽부터 축복의 눈이 소복히 내렸다 참 오랜만이다 빗자루를 들고 학교 운동장 가장 자리 보도 블럭 길을 쓸어 내었다 대빗자루 깨끗한 소리가 눈과 바닥을 왔다 갔다 하면서 귀에 맑은 소리로 들어온다 초등학교 시절 시골 골목에서 듣던 소리다 얼마나 귀를 맑게 해 주는지 고.. 혼합글 2017.12.18
세월이 흐릅니다 세월이 흐릅니다 바람같이 구름같이 그들의 끝은 어디메뇨 시작은 어디인고 시작은 모르게 왔고 그 끝을 알 수 없으니 인생과 세월은 어쩌면 저 그림 한 장 남기려는 거겠구나 싶습니다 낙서장 2017.12.15
눈이오면 보이는 것들 가난하고 춥고 외마디만 남은 목 소리없는 복종으로 기어 다니던 거리 눈길 한 번 던져 받은적 없는 이들 철학 인듯 보이지 않던 것 누굴 만나 누구 손길이 닿아 그림도 되고 시도 되고 언어가 되고 이 아픈 것들 낙서장 2017.12.11
마음을 가두어 놓는 창 맨발로 걷기 시작한지 두 달이 되었다 영하의 날씨에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걸었다 처음 한 4 일은 머리가 참 맑고 좋았다 발바닥은 좀 아팟지만 일 주일이 지나자 견딜만 해졌다 시간은 40 분이 적당했다 발이 시리지만 않는다면 한 시간까지는 괜찮을 것같다 몸이 묵직해지는 느.. 살며 생각하며 2017.12.03
퇴자 맞은 깍뚜기 손자 녀석이 할머니 반찬 맛을 알더니 김치도 깍뚜기도 씻어만 주면 잘 먹는다 된장국 미역국도 잘 먹는데 국물 맛 내는데 비밀이 많이 들어 있다 멸치 다시마 디포리 표고 건새우 고추씨를 넣어 국물을 내어 국을 만들면 미원 전혀 없이도 맛있는 국을 끓여 낼 수 있다 여기서 끝.. 가족 이야기 2017.11.27
가을의 도장 다 가버린듯한 가을이 11월 끝자락 한 켠 도시 가운데 남아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라도 되는 것처럼 초연합니다 가을을 만나보지 못한 도시인을 위해 그는 그렇게 조그마한 공원 한 쪽 벽을 싸고 있습니다 그를 하늘에서 보면 땅 바닥에, 하늘 쪽으로 보면 뭉게 구름과 파란 하늘 벽.. 생각하는 사진 2017.11.23
설흔여덟의 가을 마흔이 되기 전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고 뽐도 내고 싶고 세계 무전 여행도 떠나고 싶고 폼생 폼사 하고 싶고 세상을 다 가져 보고도 시프고 하늘보이는 조그마한 원룸 하나 갖고 싶고 거기서 나의 꿈을 실컨 꾸는 세상 떼 아직 덜 묻은 인생 설흔여덟의 나이만한 .. 생각하는 사진 2017.11.21
주왕산 주산지를 찾으면서 왠지 아무런 생각을 하지도 않았고 또 어떠한 생각도 들지도 않았다 사진을 실으면서도 뭔가 글을 써야 할 것 같은데 떠오르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글쎄 사진만 올려놓으면 무슨 의미가 생기기나 할까 몇 일을 그냥 사진체로 두었다 바람은 세찼고 날씨는 너무 추웠다 .. 나의 여행 2017.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