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

주왕산

마음의행로 2017. 11. 16. 17:27








































주산지를 찾으면서

왠지 아무런 생각을 하지도 않았고

또 어떠한 생각도 들지도 않았다

사진을 실으면서도 뭔가 글을 써야 할 것 같은데

떠오르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글쎄 사진만 올려놓으면 무슨 의미가 생기기나 할까

몇 일을 그냥 사진체로 두었다

바람은 세찼고

날씨는 너무 추웠다

산골을 가는 길은 골을 몰고가는 바람이 용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혼란스러웠다

호수는 바람 물결에 흩어졌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가만히 서서 바라만 보고 있다가

뭔가를 찍어야지 하고 호수가로 다가섰다

초 겨울은 가을을 이미 쫒아내었고

그나마 햇빛에 반짝이는 은빛결이 어느듯 나를 그들에게로 이끌었다

죽은 걸까

산 걸까

렌즈는 나무 줄기와 가지를 살폈다

반영을 찾지도 않았고

안개를 찾지도 않았다

카메라 렌즈는 무얼 찾고 있었을까

어느 따뜻한 봄 날

주산지는 살아나고 있었다

물속 깊은 곳으로부터 뿌리는 수면 위의 물은 마다하고 땅속 수분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에 벌린 팔에 연두색 잎을 달기 시작하였다

바람이 세차도

봄 비가 내려도 춥지 않았다

호수는 봄의 기운을 받고 죽어 있는 것을 살려내고 있었다

그동안 기다렸었습니다

왜 오시지 않나 하고 궁금도 하고 염려 하고 했었지요

저 살아있어요

꼭 봄이 오면 저에게로 오세요

혹 알아요

새색시처럼 단장하고 있을지

아!

그때 나는 생명을 찾고 있었구나

살아 움직이는 주산의 생명을

이제야

그 꽉  막힌 어둠의 생각에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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