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축복의 눈이 소복히 내렸다
참 오랜만이다
빗자루를 들고 학교 운동장 가장 자리 보도 블럭 길을
쓸어 내었다
대빗자루 깨끗한 소리가 눈과 바닥을 왔다 갔다 하면서
귀에 맑은 소리로 들어온다
초등학교 시절 시골 골목에서 듣던 소리다
얼마나 귀를 맑게 해 주는지 고향 풍경 속에 와 있었다
운동도 하고 해서
학교 시설이용 빚도 갚을 겸, 부지럼을 좀 냈다
방학 동안 화단에 변화가 하나 있었다
여섯 개의 주목 나무에 소원카드를 주렁 주렁
걸어 놓았다
여섯 개 인걸 보니 한 학년에 한 나무씩
배당이 된 것 같다
참 좋은 아이디어이다
각자의 소망을 적어 나무에 걸어 놓았는데
그 나무들의 짊어져야 할 무게가 이만 저만이 아닐것이다
세상의 모든 팽이를 다 모으고 싶다는 어린이도 있다
옛날에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
과학자가 되고 싶다 선생님이 되고 싶다 등
직업과 자리가 겸비된 것을 희망 했었다
요즘은 단순하고 다 방면으로 번져 있다
맛 있는 것을 실컷 먹고 말테야 이런 어린이도 있다
소망을 끌어 내고 적어 나무에 달게하는
선생님들의 주문이
앞으로 이 학생들을 스스로 이끌게 할 것이다
하얀 눈이 계속해서 내린다
나무 위에도 둥근 소원카드 위에도 내린다
아이들에게 소망을 이루어 주는
축복의 눈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축복이 있으라 영원히
그들 머리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