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글 209

영원히 사는 법

♡♡♡ 서쪽으로 갈수록 시간이 지연되지요 우리와 중국 가까운 곳은 한시간 멀리는 몇 시간 유럽은 7~8시간 미국은 14시간 정도 차이가 납니다 베트남은 정확히 두 시간 차이가 납니다 아침 7시에 출발하여 중국을 비행기로 가면 그곳 시간은 또 7시입니다 계속해서 같은 속도로 유럽으로 날아가면 계속 아침입니다 뜨는 해를 계속 보면서 아침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점심에 출발하면 계속 점심을 저녁 노을을 좋아하시면 그 시간에 출발을 하시면 그 느긋한 저녁 노을을 같은 시간에 즐기실 수 있습니다 이 것은 비밀이지만 처음 공개하는 사실입니다 영원히 살고 싶으시다면 계속 서쪽으로 가세요 계속 같은 시간에 있을 것입니다 해가 지지 않으니 날자도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니 늙지 않게 됩니다 ㅎㅎㅎ 용기 있는 분에게만 주어집니..

혼합글 2022.05.05

초라합니까

ㅡㅡㅡ 다 살아보셨습니까 이제는 귀가 눈이 입이 코가 둔해지고 몸이 쉬이 돌아가지 않더래도 그건 그대 생각입니다 낮아지고 버리고 잊혀졌을 때 보여지게 되는 것들 봄날가 개울 속의 돌멩이 언어가 들리고 돌 밑에 사는 가재가 보이고 늑대가 보내는 울음이 돌아갈 태고를 전합니다 낙엽 썩는 냄새가 새싹 잎새로 바뀌고 새의 말을 귀 앓이에서 새겨 들려오고 풀잎이 나무가 산이 들이 바람이 빛들이 불덩어리에서 피어났다는 신화를 읽게되었나니 뿌리가 같은 것에게 존경의 손을 들어 축복의 메시지를 내립니다 둘이 아닌 하나였던 원래 우리 희말라야 정상에서 개울가 갯버들 속을 오르는 물이 하나로 연결되듯 실핏줄로 언결된 유전자들의 헤엄이 느린 꼬리로 뇌에 그림을 그릴지라도 함께 하여 주어 고맙다고, 내 말 알아듣는 나뭇잎의 ..

혼합글 2022.01.10

어허 참

ㅡㅡㅡ 한강이 뜨악해 하고 있다 너무 추워서 얼음으로 덮여있다 과거에도 그랬다 버드나무가 강에 자맥질을 하고 있다 이 추위에... 시끄러운 세상이 흐르고 있다 저렇게 고개를 얼음 속에 넣고 보고 듣고를, 이 한 겨울 동안이나마 아니하고 싶어서였나? 가지런하게 살라 그림도 그려 주고 흐르는 물처럼 예쁜 선도 보여 주고 있다 동안거에 들어서 참회의 모습을 대신하여 보여 주고 있지않나 싶다

혼합글 2022.01.04

이게 나

♡♡♡ 나를 알리고 싶다 간단하고 명확하게, 그게 명함이다 명함에는 주로 회사,주소,전화번호,Fax Email 직함,성명 등을 적어 나를 대신한다 요즘은 가끔 취미,좋아하는것 등을 적어 인상적인 표현으로 쉽게 각인 시키기도 한다 생각하면 내가 참 너무 간단하고 우습기도 하다 어떤 때는 이게 내가 맞아? 하고 독담을 해 보기도 안녕하세요 XXX입니다 지구 어느곳에 있든지 나를 찾을 수 있다 부모나 다른 누구와 관계를 이용해 나를 알리지 않는다 은하계에 딱 하나 있는 어드레스요 '나' 이다 어쩌면 신께서 가장 쉽게 나를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 유일한 통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신이 아니면 불가능 하겠지요 아뭏튼 명함은 곧 '나' 이다 퇴직 후 명함을 새로운 모양으로 바꾸는 사람이 늘고 있다..

혼합글 2021.10.21

123층

ㅡㅡㅡ 가끔 나는 그를 사진 찍었다 비가오고 개일 때 쯤이면 구름이 그를 에워싸기도 하고 그 허리를 쓸어주기도 했다 밤이면 여러 색으로 변하는 카멜레온 같은 그를 바라보며 말을 걸기도 했다 어느 땐가는 화려한 폭죽을 터트리기도 했고 그럴 때는 왜 그럴까 속으로 묻기도 했다 왜 그는 밤이 깊어지면 자지 않고 등불을 켜야하는지를 카메라로 던져보았으나 눈만 끔벅일뿐 그를 말해주지 않았다 그가 심은 발은 지하 깊이 뻗어 있었고 그 큰키로 목이 마를 땐 기린처럼 두 발을 벌리고 고개를 숙이고 호수 물을 마시는걸 보았다 수 많은 설비와 장치들 철근과 콘크리트 무게를 감당하고 사람을 삼키고 상품을 삼키고 돈을 삼키고 그리고 쏟아내는 쓰레기와 자신을 화려한 문명의 앞선 일원으로 나타내려는 밤의 빛을 헤아려 보기도 했다..

혼합글 2021.10.16

빈 구석

벌써 기러기 열 몇 마리가 기억자를 그리며 남쪽으로 내려간다 숲으로 부는 바람이 쏴하니 들어가더니 건너편 강물을 흔들어 은빛 비늘을 뿌려 놓고 간다 땅의 개미들은 땅속으로 들어갔는지 대 낮에만 배고픈 것들과 실적을 못 채운 녀석들만 나와서 허기진 배로 썩은 벌레를 찾아가고 있다 저거봐 돌고래들이 수 없이 뛰어올랐다가 바다로 다시 들어가고 있잖아 세상은 어딘가 빈구석이 있어야 다닐 수가 있다 돈을 버는 것도 구석이 있어서 그 틈새를 찾아야 돼 친구도 빈 구석이 있는 친구를 눈여겨 봤다가 친구가 되는거라구 더운 바람이 다 빠져나가고 나니 썰렁한 바람만 남아 들판을 쓸어나가니 쓸쓸한 뒤에 남는건뚫린 내 가슴 구석 알고보면 물, 바람, 움직이는 물체는 모두 빈 곳으로 움직입니다 심지어 마음이 비면 여러가지가 찾..

혼합글 2021.10.11

바벨의 고충

ㅡㅡㅡ 세상이 살만해지고 기술도 제법 높아지자 자신감에 그들은 탑을 높이 쌓아 신의 권위에 도전하려 했다 이걸 아신 신은 이들의 언어를 흔들어 버리셨다 서로 통하지 않게되자 통하는 사람끼리 모아져 흩어지고 탑은 완성되지 못했다 오늘 우리는 123층이라는 탑을 높이 올렸다 신에게 도전 목적이 아닌 상업적 힘을 쌓은 것이다 이 탑으로 무엇이 바뀌었을까 언어는 물론 아니다 상권이 바뀔 수 있었을게다 핵심은 빈부의 차이이다 층별로 주변과 사는 차이를 보여 주고 즐기고 있다 사람이 만드는 것에는 언젠가 실증이 오기 마련이요 또 유행이 바뀌게 되어 있다 나중은 피로감이 덥쳐 오게된다 저 123층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한다 밤의 불빛이 싫다 부도 향락도 권위도 다 싫다 지금은 오로지 쉬고 싶다 라고 말하고 있네요 시냇..

혼합글 2021.09.28

꾀꼬리

ㅡㅡㅡ 시골집은 동산 아래에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동산에는 아름들이 소나무가 10여 구루 서 있고 밤나무 감나무 아랫쪽에는 대나무 밭이 있었다 마당가에는 동산 정기를 받은 시원한 샘물이 있어 냉장고 없었던 시절 바구니에 소고기 수박 팟죽을 끓여 깊이 매달아 넣어두면 시원하고 상하지 않아 며칠을 두고 먹을 수 있었다 그 소나무에는 매년 찾아오는 꾀꼬리 가족이 있었다 꾀꼬리는 4가지 울음을 가지고있다 때에 맞는 울음을 울어 주어 맑은 음에 내가 노래를 잘 부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방학 때 일이었다 소리가 사나워서 처다보니 꾀꼬리가 알을 낳아서 곧 새끼를 까고 나올 시기였나 보았다 왜 그랫는지 그때는 알을 꺼내어 새끼를 내가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나무도 잘 타고 오르고 놀이는 놀이는 못 하는게 없..

혼합글 2021.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