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글

꾀꼬리

마음의행로 2021. 7. 23. 15:40

ㅡㅡㅡ
시골집은 동산 아래에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동산에는 아름들이 소나무가 10여 구루 서 있고
밤나무 감나무 아랫쪽에는 대나무 밭이 있었다
마당가에는 동산 정기를 받은 시원한 샘물이 있어
냉장고 없었던 시절 바구니에 소고기 수박 팟죽을 끓여 깊이 매달아 넣어두면 시원하고 상하지 않아
며칠을 두고 먹을 수 있었다
그 소나무에는 매년 찾아오는 꾀꼬리 가족이 있었다
꾀꼬리는 4가지 울음을 가지고있다
때에 맞는 울음을 울어 주어 맑은 음에 내가 노래를
잘 부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방학 때 일이었다
소리가 사나워서 처다보니 꾀꼬리가 알을 낳아서
곧 새끼를 까고 나올 시기였나 보았다
왜 그랫는지 그때는 알을 꺼내어 새끼를 내가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나무도 잘 타고 오르고 놀이는 놀이는 못 하는게 없어
동네 인기 쨩이었다
소나무를 오르기 시작했다
첫 가지를 잡고 그 다음 가지를 잡고 오를 때 쯤
날카로운 날개가 내 뺨을 쳤다
순간 놀랬다
노란 색의 날개는 내 주위를 위협적으로 돌았다
꾀꼬리 집은 헝겁 등으로 둥지를 묶어 놓는데
그 매달아 놓은 집이 얼마나 튼튼한지
그 끈을 풀려했으나 떨어지지를 않았다
독하게 달겨드는 소리와 날개짓은 겁이 날 정도였다
그 안에는 알이 들어 있었다
그걸 꺼내려 하는 순간 억세게 내 주위를 도는
두 마리의 독수리가 된 새는 악착 같았다
순간 이걸 해서는 아니되겠구나 싶었다
다시 거꾸로 나무에서 내려왔다
샛 노란 날개짓이 얼마나 빠른지 독한지 악착같은지
알을 보호하려는 부모는 인간보다 나았다
형한테 이아기를 하니 벌써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둥지를 묶어놓은 끈이 얼마나 세게 묶여
있었는지 눈에 선하다
제주휘파람 새를 검색하다가 갑자기 꾀꼬리가
보여 그 옛날 생각이 떠 올라 추억을 그려 보았다
네가지 울음 소리 흉내를 내어보니 음색이 영 아니다 좀 비슷하나 쉰 목소리 주인공이 되어 있는 나
한 때는 널 닮아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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