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편린 나의 생애 당신을 찾아가던 날 아카시아 꽃 피었던 산길 소쩍새 밤새 울어대던 별 헤어보던 까만 밤 부르던 노래 하늘의 새들이 날고 바람이 불고 꽃들이 만발하고 강이 노래하고 바다가 덩실이 춤을 추고 그리고 보인 눈물 이별 어머님 돌아가시고 찾아 오신 끝 걸음 이젠 그 하.. 시 글 2017.01.06
당신을 거기서 빼어 보세요 당신을 거기서 빼어 보세요 가족 밥상에서 모임에서 친구 사이에서 여행에서 직장에서 스스로 가상 죽음을 체험하듯 당신을 이 세상에서 또 자신 속에서 당신을 한 번 빼어 보세요 당신의 존재가 아주 작게 느껴지고 생각나고 떠오를 겁니다 누굴 사랑해야 하는지 내가 뭘 했어야.. 시 글 2016.12.14
몽고 반점 달의 지문 너의 출생의 비밀 보여 주다가 지워 주고 지우다 보여 주는 알듯 말듯한 언어 혹 엄지의 지문 아니다 너는 엉덩이에 몽고 반점 달아 달이 밝은 달아 어디 어디 떴나 그리움 위에 떴지 시 글 2016.12.11
일출과 일몰 아침을 맞는 우리는 어두움을 벗어나서 또 다시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 그 속에서 삶의 수 많은 역사를 써 나아갑니다 일몰을 맞는 우리는 낮의 삶의 고단한 짐을 벗어 놓고 회상과 휴식으로의 시간을 깆습니다 매일 우리는 위대한 우주의 신비를 만나게 됩니다 태양을 뜨게도 또 .. 시 글 2016.11.23
신발끈 매자 사실 늘 그리웁다 가서 보면 그대로인데 어디로 도망가는 것도 아닌데 내 냄새라도 진하게 뭍혀놓고 올까 그 골짜기 그 바위 그 나무 그 바람 하늘 그래도 그들에게 말을 걸고 오면 한 일 주일은 편해 불편해지면 또 가지뭐 안가보면 늘 걱정돼 잘들 있는지 그놈들 말이야 에이라 .. 시 글 2016.11.11
동산 아랫집 저 욕망의 덩어리 자랑하고 픈 유리벽 빼앗겨 버린 하늘 나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바벨의 권위 높이 세우고 두리번 거려 동서남북 내려 보고 뭐든 긁어 빨아들여버리고 말듯 빈 집 같은 허망 다 갖춰진 삶 재미 찾아질까 명패 하나에 수 만명 들랑거려 빌려 사는 전세 집 공허 괜히.. 시 글 2016.11.06
몸 하나면 몸 하나면 충분합니다 내가 가진 것 아는 것 할 수 있는 것 움직일 수 없어도 벌과 나비 그리고 새 계절을 따라 줄게 너무 많습니다 이 가을엔 당신에게 저 예쁜 그림 선물을 다음 춥고 고독한 계절 그 가운데서도 줄걸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줄게 너무 많습니다 저 나무처럼 몸 하.. 시 글 2016.10.26
낙옆 하나 잎새 하나 떨어지는 소리 열린 귀 가슴은 텅빈 사발 잔 대추만큼 주렁한 고향 얘기 얘야 어서 들어와 밥 먹어라 어머니 앓듯한 구음 새벽 이른 터 밭 머리 흰 수건에 몸배 바지 끼니 걱정 위에 떨어지는 낙옆 하나 시 글 2016.10.26
촛대바위 촛대 바위 그 고독함 서린 정기 생의 최대 공약수 항해의 나침판 그가 서면 찬란한 아침이 찿아오고 환상의 무대 누군들 입에 감탄이 쉬겠느냐 바름 앞엔 희망이 있음을 그리고 미래가 있음을 삶의 망부석 촛대 바위가 또 그리운 이 아침 시 글 201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