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욕망의 덩어리
자랑하고 픈
유리벽
빼앗겨 버린
하늘
나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바벨의 권위 높이 세우고
두리번 거려
동서남북
내려 보고
뭐든 긁어
빨아들여버리고 말듯
빈 집 같은
허망
다 갖춰진 삶
재미 찾아질까
명패 하나에
수 만명 들랑거려
빌려 사는 전세 집
공허
괜히 바빠지는 생활
땅이
밟히지 않는 발바닥
밤새도록 불을 켠
뻥한 눈 동공
네모틀에 갖혀진
각진 가슴
높다가 주저 앉는
혼 빠진
빌딩 탐욕
내가 자로 재고
내 생각 모양대로
내 때깔 뭍혀
지어 살고 고쳐 살고
나즈막한
고향 동네
굴뚝있는 연기나는 집
누구네 집이라고
사립문 기둥에
이름표 건 집
손 들면 지붕 닿고
참새 둥지
처마에 재비 둥지틀고
마당이 있는 집
멍멍이 한 마리
할머니 이야기가
문 창살 사이로 새어 나오고
두레박 올려
물 한 모금 목 적시던
샘이 있는
집
뒷동산 소나무
밤새 울어 시상 띄우고
저녁이면
대나무밭
비둘기 찾아드는 곳
장독대
고추 잠자리 한 마리
꿈을꾸던
해바라기
여섯
가을부터 나오는
온돌 냄새
얼굴 가득한 안방
군 고구마
한 입 까물던
시골
동산 아랫집
우리집이
너무
그리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