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진달래 청계산 등산로에 진달래가 달려왔네요 사슴처럼 뛰어 다니기도 하고 바람난 구름처럼 흔들거립니다 비가온 뒤라서 허파가 촉촉해진 느낌까지 너무 좋았습니다 카메라를 가지고 갈걸 비온다고 해서 아쉽지만 널 만날 수 있었다는 기쁨 너무 컸습니다 생각하는 사진 2017.04.06
후배 퇴직 소식에 우린 처음 강에서 만났네 폭도 제법 있고 고기들도 많았다네 두 여름 보내고 강이 갈라졌지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만나야할 바다로 향하고 있었고 먼저 바다로 간 이도 있다오 어서 오소서 세상 풍파 다 겪으신 이여 이제 다 내려 놓고 함께 이곳에서 뛰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 시 글 2017.04.01
피아니스트와 소프라노 낚시줄이 하늘로 곡선을 그리며 오를 때 소프라노의 높은 음이 낮은 곳에서부터 줄을 따라 높은 곳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절정을 향해 오릅니다 물방울이 낚시줄에 구슬처럼 달려 올라가다가 포물선을 그리며 줄과 함께 떨어질 때 소프라노의 그 가느다란 목소리가 끊어질듯 이어.. 혼합글 2017.03.29
약속 야 임마 너희들 어디서 왔어 울타리 넘어서 온 큰 목소리에 나는 깨었다 제법 키가 큰 애 둘이서 양쪽 손을 허리에 손을 엊고 폼을 잡고 시비를 거는 거였다 사실 나는 어릴적 몸이 약해 누구와 싸운다거나 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 돼지 감자가 나오는 헛간 옆 도랑에서 감자를.. 시 글 2017.03.23
눈에 따뜻함으로 눈에 따뜻함으로 바라보세요 봄을 맞는 눈처럼 얼었던 마음 녹아요 밝은 마당이 가슴에 자리를 잡아요 보이지 않던 우정이 보이고 그럴 수 있어라는 여유가 생겨나요 눈에 따뜻함으로 바라보면 세성이 모두 내 편이 돼요 다리 아픈 강아지도 가슴 아픈 원숭이도 암에 걸린 쥐도 .. 시 글 2017.03.20
망각 속에 배가 살살 아플 때처럼 견디어 내기 만만치 않을 때가 드물다 무릎이 아플 때 처럼 짜증나는 적이 없다 커튼을 뒤집어 걸어도 그리 신경 쓰일 일은 아니다 사발을 깨뜨렸다 발이 찢기고 상처에 피가 묻어 나와도 이 삼일이면 잊는다 끼어든 차가 양차선에 걸쳐 있어도 양보의 미로.. 가족 이야기 2017.03.15
마음의 얼굴 우리 인생을 꿈을 꾼 것 같다 라고 합니다 다 지나가고 난 후에 와서 보니 꼭 한 꿈을 꾼듯한 느낌이었다고 하지요 인생이 겪는 한 고비 고비마다 삶의 흔적들이 한 편의 꿈이 되었을 겁니다 식물이 자라면서 겪는 모습을 관심있게 들여다 보면 인생과 똑 같음을 알 수 있습니다 땅.. 살며 생각하며 2017.03.13
봄이 올거라고 봄이 꼭 올거라고 우수 경칩이 지나면 새 봄이 올거라고 계절같은 질서로 봄이 올거라고 앙올 앙올 함성에 봄은 올거라고 지심도에도 동백섬에도 목멱산에도 봄은 올거라고 뱃길 따라서 불길 따라서 노랗고 붉은 봄은 올거라고 감사하자고 모든 일에 감사하자고 울분하고 답답함.. 시 글 2017.03.06
버스430 방탄 벽 유리창 아파트, 지나는 자동차, 가로수와 도로가 또 포장 마차가 버스 안으로 다 들어왔다 이거 얼마예요 컵에 떡볶이가 빨갛게 불타고 있다 천원 남은 찌꺼기를 노트에 적어 먹고 산다 백제가 들어왔다 풍납토성 몽촌토성 유래성이 꽉 찼다 주몽이 말을 달린다 고구려가 .. 시 글 2017.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