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벽 유리창
아파트, 지나는 자동차,
가로수와 도로가 또 포장 마차가
버스 안으로 다 들어왔다
이거 얼마예요
컵에 떡볶이가 빨갛게 불타고 있다
천원
남은 찌꺼기를 노트에 적어 먹고 산다
백제가 들어왔다
풍납토성 몽촌토성 유래성이 꽉 찼다
주몽이 말을 달린다
고구려가 강 건너편에서 내려다 보고 있다
닭장들이 들어왔다
유리 이빨들이 버스를 씹어 삼킨다
롯데 아줌마들이 왁자지껄하다
좀 멀리서 싸이렌 소리가 들린다
땡그란 보석 눈들이 커졌다
오줌 한 갈기씩 갈겨 보낸다
타버린 땅바닥에 십 원짜리 동전하나
바벨의 123층
차의 천정을 뚫고 서다가
비틀거리더니 마침내 석촌 호수에 넘어지고 만다
넌 원래 고향이 땅속 이었잖아
88의 노래가 가득하다
함성이 우렁차다가 조용해진다
굴렁쇠가 구르다 멈춰섰다
이제 시작을 알리는 멧시지이다
현대가 10조에 삼성 서막을 알린다
원래 웅덩이었던 땅
누애가 땅을 기어다닌다
사찰이 통째로 들어왔다
버스가 돌 부처가 되었다
스님이 차 안에서 목탁을 친다
한 영혼이 차에서 빠져나간다
천도제란다
마시고 토해내고 마시고 토해내고
나도 토해진다
여기는 강남 터미날
고향가는 하늘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