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버스430

마음의행로 2017. 3. 1. 10:24

 

방탄 벽 유리창

아파트, 지나는 자동차,

가로수와 도로가 또 포장 마차가

버스 안으로 다 들어왔다

이거 얼마예요

컵에 떡볶이가 빨갛게 불타고 있다

천원

남은 찌꺼기를 노트에 적어 먹고 산다

백제가 들어왔다

풍납토성 몽촌토성 유래성이 꽉 찼다

주몽이 말을 달린다

고구려가 강 건너편에서 내려다 보고 있다

닭장들이 들어왔다

유리 이빨들이 버스를 씹어 삼킨다

롯데 아줌마들이 왁자지껄하다

좀 멀리서 싸이렌 소리가 들린다

땡그란 보석 눈들이 커졌다

오줌 한 갈기씩 갈겨 보낸다

타버린 땅바닥에 십 원짜리 동전하나

바벨의 123층

차의 천정을 뚫고 서다가

비틀거리더니 마침내 석촌 호수에 넘어지고 만다

넌 원래 고향이 땅속 이었잖아

88의 노래가 가득하다

함성이 우렁차다가 조용해진다

굴렁쇠가 구르다 멈춰섰다

이제 시작을 알리는 멧시지이다

현대가 10조에 삼성 서막을 알린다

원래 웅덩이었던 땅

누애가 땅을 기어다닌다

사찰이 통째로 들어왔다

버스가 돌 부처가 되었다

스님이 차 안에서 목탁을 친다

한 영혼이 차에서 빠져나간다

천도제란다

마시고 토해내고 마시고 토해내고

나도 토해진다

여기는 강남 터미날

고향가는 하늘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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