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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불씨

후안은 일요일마다 꼬박꼬박 예배에 참석했다. 그런데 어느날인가 목사가 앵무새처럼 같은 말을 반복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차차 교회에 발갈을 끊게 되었다. 두 달이 지난 어느 추운 겨울밤 목사가 그를 찾아왓다. "보나마나 다시 교회에 나오라는 거겠지" 후안은 생각했다. 교회에 발길이 뜸해지게 된 솔직한 이유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똑같이 반복되는 설교 때문이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후안은 속으로 핑게거리를 찾으며 벽난로 앞에 의자를 두 개 가져다 놓고 날씨 애기를 꺼냈다. 목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화를 시도하려던 후안 역시 입을 다물었다. 두 사람은 거의 반 시간동안 말없이 불만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목사가 몸을 일으켜 장작개비로 아직 타지 않는 불씨 한 조각을 꺼낸 것은, 열기를..

나의 여행 2009.06.25

내 안에 온 우주가 존재하는 이치

상파울루에서 태어나 뉴욕에 자리 잡은 어느 화가의 집에 간 적이 있었다. 우리는 천사와 연금술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나는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강조하고 싶었다. 연금술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내면에 우주를 담고 있으므로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그런데 그 말의 요점을 짚어줄 적절한 비유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바로 그때, 잠자고 내 말을 듣고 잇던 화가가 사람들에게 자신의 스튜디오 창밖을 보라고 말했다. "무엇이 보입니까?" 그가 물었다. "그리니치빌리지 거리요" 몇몇이 대답했다. 화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도록 종이 한 장을 창유리에 붙였다. 그리고 주머니 칼로 그 위에 작고 네모난 구멍을 냈다. "자 이제 무엇이 보일까요?" "같은 거리겠죠" 누군가가 대답했다. 화가는 종이에 여러..

나의 여행 2009.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