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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걷기

황톳길 걷기를 옆지기와 우리 앞에 노부부께서 천천히 낮은 언덕을 넘으시더니 끝 지점에서 아내를 보고 웃으신다 왕복 5회 동안 만나는 지점마다에서 미소를 품으시는데 그녀의 몸에서 연로에서 나오는 너그럽고 넉넉하며 아랫목 같은 따스함에 숭늉 같은 구수함에 피로가 날아가버렸다고 고마운 분을 만나 맨발 걷기 두 배의 효과를 보았다고 좋아합니다 덩달은 기쁨 하나 우리도 저리 오래 살아갑시다 저의 제안에 그러고 있잖아요!! ㅎㅎ 진심일까 해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나 인정하기로 어땠어요? 젊은 이팔청춘 우리 부부

혜화역에서

혜화역에서/곽 우 천 혜화역이었다 왜 기다리고 이 시간에 어둠을 파 놓고서 여기는, 누구의 뱃 속이라고 소리가 있어 불빛 있는 곳으로 뛰었다 고기가 입을 다물기 전에 살아야 했으니 늙지 않는 할머니를 또 본다 천당 가는 중간을 지키고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꼭 지나가고 말지만, 그 패를 건너 골목이 개미집 쪼갠 길 페트라를 찾아갑니다 그곳에 백지장 한 분이, 달이 죽었다 다시 살아나면 누가 올 거라는 신앙으로 버티고 계시죠 어서 와 세상에 사람이 없어 아무도 텅 비어 있어 어느 날 씨름을 했어 혼자 놔두고 당신은 고독하지도 않으냐고 내가 다 죽이지 않았으니 죄짓지 않았으니 모센가처럼 당신의 땅에 못 가게 말라고 세상이 갑자기 튀어나와 당신은 꿈을 꾸고 있소 세상은 없는 거요 당신이 세상 아니란 말이오 나도..

시 글 2024.04.13

창경궁 통명전

궁내에 째지는 여인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세자를 낳은 어머니다 물러서지 못하겠느냐 '꽃이 아니라면 무엇이 폭주하는 삶을 멈추게 하고 꽃이 아니라면 무엇이 모든 사위어 가는 슬픔을 가르쳐 주는 걸까' 창경궁 뜰에 서면 활짝 벚꽃으로 얄쌍한 진달래로 희빈 장씨가 겹쳐보인다 설렘의 통명전이 풍선처럼 부풀었을 때 숨 한 모금 뱃속에 깊이 넣어 두었더라면

살며 생각하며 202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