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아직은 덜 익었지 제 살 깎아 바람 햇살에 몸 맡긴다 할미처럼 쪼글쪼글 해지면 세상에 누구도 내지못할 달콤한 맛 입안에 가득히 베어 내리라 꽃감이기 까지 가을 빛에 말랑 말랑 입동 마른 빛에 쪼글쪼글 엄동설한에 하얀 분 바른 곶감으로 태어나리라 울음 뚝 호랑이도 무서워.. 생각하는 사진 2018.11.27
상형 문자 아침 설겆이를 다 마치고 싱크대를 마지막 씻기 위해 철 수세미에 비누를 묻혀 바닥을 문질러 댔다 한 참을 문지르고 나서 보니 비누물이 싱크대에 번져서 생긴 이상한 무늬가 나타났다 이집트 벽에 새겨진 상형 문자였다 수 천 년 전을 돌아간듯 알 수 없는 문자에 넋을 잠시 놓.. 생각하는 사진 2018.10.06
가을의 도장 다 가버린듯한 가을이 11월 끝자락 한 켠 도시 가운데 남아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라도 되는 것처럼 초연합니다 가을을 만나보지 못한 도시인을 위해 그는 그렇게 조그마한 공원 한 쪽 벽을 싸고 있습니다 그를 하늘에서 보면 땅 바닥에, 하늘 쪽으로 보면 뭉게 구름과 파란 하늘 벽.. 생각하는 사진 2017.11.23
설흔여덟의 가을 마흔이 되기 전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고 뽐도 내고 싶고 세계 무전 여행도 떠나고 싶고 폼생 폼사 하고 싶고 세상을 다 가져 보고도 시프고 하늘보이는 조그마한 원룸 하나 갖고 싶고 거기서 나의 꿈을 실컨 꾸는 세상 떼 아직 덜 묻은 인생 설흔여덟의 나이만한 .. 생각하는 사진 2017.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