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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을 읽고

최근 방영되었던 연속극 관련 책자 "바람의 화원" 을 읽고 나서................... 저는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 몇 장을 놓고 이렇게 황홀한 역사를 그려내고 그 주변 인물들을 찾아 역할을 하게 하고 그림속의 비밀을 지금 되 살아 나게 할 수 있었을까? 과연 작가는 어떤 상상력의 머리를 가졌기에 이렇게 멋진 아이디어와 필체로 우리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었을까? 작가가 만약 당시에 있었더라면 역사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가? 숨가쁘게 이어지는 사건과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 나가는 재주를 가졌을까? 온통 의문 덩어리이고 숨막히게 끌고가는 문장의 솜씨에 그는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해왔을까? 나는 이 책을 읽고 책 몇권 읽고 짤막한 글을 써보겠다고 했던 자신이 얼마나 초라해져 버렸는..

나의 여행 2009.01.07

사막(르 클레지오)

"사막" 에서 과거와 현재의 대립 이외에 우리는 (행복)과 (노예들의 땅에서) 두 장에서 드러나는 사막과 도시의 대립관계를 주목해야 한다. 랄라는 사막 변두리의 판자촌 빈민가 "시테" 에 산다. 도시의 오염으로 부터 그녀를 보호하는 것은 그곳의 사막과 바다이다. 랄라는 이 두자연의 무한한 품에서 행복을 맛본다. 그녀의 삶은 영원하고 충만한 현재의 연속이다. 이러한 랄라의 사랑은 청색인간의 후예인 말 없는 하르타니에게로 향한다. 그녀의 불행은 도시에서 온 남자가 돈의 위력으로 그녀에게 청혼하면서 부터 시작된다. 이런 물질적인 타락된 힘의 공격을 계기로 랄라는 하르타니와 함께 그들의 육신속에 깊이 뿌리 박힌 사막의 중심부를 향해 탈출을 시도하나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마는 것으로 (행복)의 막이 내린다. 마르세..

나의 여행 2008.12.11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중에서

오후에 채소밭을 정리했다. 고랭지에 서리가 내리기 전에 오이넝쿨과 고춧대와 아욱대 등을 걷어 냈다. 여름날 내 식탁에 먹을 것을 대 주고 가꾸는 재미를 베풀어준 채소의 끝자락이 서리를 맞아 어둡게 시들어 가는 것을 그대로 두는 것은 가꾸는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그때 그때 바로 그 자리에서 나 자신이 해야 할 도리와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긴다. 내가 걸어온 길 말고는 나에게 다른 길이 없었음을 깨닫고 그 길이 나를 성장시켜 주었음을 긍정한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과 모든 과정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에게 성장의 기회를 준 삶에 대해, 이 존재계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의..

나의 여행 2008.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