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산 벚꽃

마음의행로 2019. 4. 21. 02:31

 

결혼 축하하네

꽉 잡은

다섯 꽃잎 손가락 동서

하루 이틀이 45년

강물 흐르고 세월 지나고

거친 바람은 들판을 넘었습니다

복잡한 세상 떠나

아침 이슬에 옷 젖고

사람 분비물 냄새

밭을 일구어

씨앗 생명 비밀이 내 삶이라고

벌레에게 절반 또 절반은 내 것으로

감사로 이룬 농장 한 평생

오두막 같은 집에

개 한 마리

다섯 동서 만나면 입 귀 열리고

장군 멍군

하늘에 이르는

징검다리 돌 여든 세 개 놓고

어느날 갑자기 찾아 온 운명

눈물은 폭포

한숨은 꺼진 구들장

세상 짐 다 벗으시고

인연 다 끊으시니

숨소리 발소리

어디서인들 찾으리오

삼베 적삼 입으시고

작은 집에 드시니

파 놓은 땅은 천 길이요

덮은 흙은 태산이라

어찌 연락 할꼬

어느 생각 드는 날

소주 한 병 들고 찾아와서

형님하고 긴 잔 기울이리라

다짐하고

아~아 이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산 모퉁이

삼배 옷이 무엇이랴

짐 다 훌훌 벗고

벌써

다섯 꽃잎

산 벚꽃 되어

환하게 웃고 저기 서 계십니다

이 사람아

나 여기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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