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죽는 것이 뭐예요?
갑작스런 질문에 좀 당황했다
고모 할아버님께서 보훈병원에 오래 입원해 계셨다
아빠랑 거기를 갔다 온 후
자주 고모 할아버치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근처를 지날 때에도, 앰블런스가 소리를 내고
지나갈 때에도 고모할아버지를 물었다
그 고모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돌아기신 것과 죽음어 차이가 뭔지
죽은 후 어디로 가는 건지,
언제 다시 살아나는건지
질문이 마구 쏟아졌다
한 동안 질문에 답을 정성스럽게, 조심스럽게
사실대로 일러 주었다
요즘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대 매미, 매양 매미, 까룽 매미, 유치깍 매미...
매미 소리를 흉내내며 종류를 말해 주었다
어느날 매미 울음 소리를 뒤따라가
한 마리를 잡았다
그리고 날개는 두 개, 다리는 여섯 개, 눈은 두 개,
입은 하나
그리고 몸을 떨며 우는 방법을 이야기 해 주었다
어제는 매미를 잡아달래기에 높은 곳에 있어
잡을 수가 없어서 느티나무 아래에서 죽은
매미를 찾기로 하고 맴돌다가
죽은 대 매미 하나를 주웠다
또 죽음에 대해 열심히 물어 왔다
칠 년을 살다가 열흘을 살고 알을 낳고 죽는다고
그리고는 다시 살아나지 못하고 흙이 된다고
죽음에 대한 관심이 엄청 크다
내가 다섯 살 때 증조 할머님이 돌아가셨다
소낙비가 엄청 내리는 날 온 몸에 비를 맞으며
상여는 산 등성이를 오르고 내려
쏟아지는 비를 천막으로 씌우고
무덤을 팟다
그곳에 증조 할머님을 묻었다
나는 뒤 따라가며 정말 많이 울었다
나도 증조 할머님도 서로 좋아했다
다섯의 기억은 지금도 한 발짝 한 발짝까지
억수로 내리는 비, 산등성이, 웅성이는 인부들,
지나가는 차에서 노자 돈 받는 것,
당골래 아들이 상여 위에서 선창하는 노래 소리
모든걸 기억하고 있다
증조 할머님 얼굴까지도 지금도 기억한다
어쩌면 손자가 나의 유전자를 받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죽음의 이 편과 저 편에 걸친 시간에 대한 거리,
삶과 죽음 사이의 이별에 슬픔
나는 어디로 시작해서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어릴적 유전 세포들이 손자에게 물림을
주었는가 싶다
손자의 손을 떠났다
매미가 하늘로 날아갔다
손자가 엉엉 운다
왜 울지?
할아버지가 잡아 줬는데 놓쳤어...
으음 날아간 매미는 살았을까 죽었을까?
살았어!
그러면 좋은걸까 나쁜걸까?
좋아!
그럼 욱이도 좋아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좋아해야 돼
됐어! 그럼 매미에게 우리 같이 인사 하자
매미야! 잘가 잘 살아!!
손을 함께 흔들어 주었다
손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손을 흔들었을까?
언젠가 할아버지는 200백 살까지 살아 하던
생각을 매미에게 하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