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 할머니 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손자,
지난 화요일 재앙을 부려놓았다
엄마한테 비밀이야 말하면 안돼
알았지요?
네!
엄마가 알면 혼낼테니까
절대 말하면 안 뒵니다
아시겠어요?
네에!!
저녁에 메시지가 딸로부터 왔다
'오늘 욱이가 재앙 부린것 다 알았어
말하지 말라는 이야기까지 나 한테 다 말했어'
어이쿠....
며칠 뒤
손자가 전화를 걸어 왔다
좀 심심했나 보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오냐! 우리 손자도 잘 있었어요?
네!
오늘 엄마 아빠 집에 계세요?
네!
뭐하고 놀았어요?
아빠랑 조금 놀았어요
아침은 먹었어요?
네!
뭐하고 먹었어요?
뭐뭐뭐뭐뭐 하고 먹었어요
그런데요 국이 없어 국은 못 먹었어요
딸래미가 밥을 잘 안 먹기에 손자한테
물어보면 밥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를
바로 알 수가 있다
그래서 손자에게 간접적으로 밥 먹었는지
물어 본다
이 집와서 저 집 사정, 저 집가서 이 집 사정
하나 하나 다 말한다
그래서
비밀이란 두 집 사이에서 있을 수 없다
사랑 덩어리 장난 꾸꾸러기
초 1 의 손자가 이중 첩자 같은 역할을 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ㅎㅎㅎ
좀 심한 표현이라서 꺼렸지만
이것도
한 가정의 역사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