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어떤 전시회

마음의행로 2018. 6. 6. 22:52


하늘을 처음 날았다
고요하고 평온한 하늘
구름은 지평에 그림자를 그리면서 지나가고
바람은 위쪽과 아랫쪽이 달리 불었다
이렇게 편한 세상에 있어 보았나 하고 자유를 품었다
바다와 산은 서로 섞이지 않으려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고
내륙의 숲들은 숨을 깊게 고르고 있었다
높지 않는 산들이 거북이 등처럼 납작 엎드리어 
줄을이어 기어가고 눈망울처럼 생긴 호수들이 
서양 어린아이 파란눈 마냥 끔벅이고 있었다
들판에 새겨진 느리게 자리잡은 경계의 선들은
경계라기 보다는 예술성 짙은 곡선미를 자랑하고 있었다
보여지는게 다 수준 들어있는 사진들이었다
얼마만큼 지났을까
한 낮의 꿈은 스므르 물러갔다
낙뇌라도 기다리는 걸까
날씨가 덥다
하늘에서 예명을 가진 전화 번호 하나가 떨어졌다
한 번 찾아가보고픈 전시회 마당에 가 보면 만날 수 있을지?
그렇게 블로그에 묻는 답속에 그가 들어왔다
사이버상으로 날리는 답글은 나의 일부가 포함되어
어떤 인연의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기에
끈이 달린 전화번호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단추는 눌러졌다 얼마 후
하늘에서부터 땅으로 길다란 선을 그으며 
낙뇌가 아닌 음악 같은 향기로 한 통의  전화가 울렸다
두둥 두둥쾅 
전화 속의 음성에는 나의 떨림만 들리는듯했다
무대는 꾸며졌고 기다리는 시간만 남아 있었다
아무도 없는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어떤 질서가
그 무대에 가 보아야 하겠다는 설레임으로 다가섰다
두 분을 한 곳에서 뵈올 수 있다라는 기대가 동반되어
오랜 공중에서의  만남이 어떤 도덕성으로 
가슴에 울림으로 나타났었다
처음 전시회를 가는 길은 리허설처럼 사전 답사라도 
하여야 하는것 아닌가  하고 가슴에 물었다
자신의 꿈들이 들어 있는 네모 액자 안의 추상화 같은
사진들은 또 다른 색갈로 지나는 이들을 불렀다
실망도 컷으리라
블러그에 올려진 키가 크게 보인 사진은 
벌써 십여년을 넘었고
전화기 상의 내 목소리마는 다소 젊고 기름은 섞여 들렸을
거라는 걸 알고 있기에 할아버지는
만날 당시의 오차에 대해 미리 각오를 했었다
그래 사이버는 현실이 아니야
숨겨지는 것이 보여 주는 내용보다 차이가 크잖겠니
당연함을 인정하고 나섰던게 
편안함으로 다가 설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작품의 깊이를 알고 있기에 바로 표현하기 어려워 
눈은 말을 하지 못하고 입을 닫고 있었다
그 분도 말없이 옆을 따라 주셨다
또 다른 작가 분 쪽으로 갔다
안녕하세요 가벼운 눈빛 인사가 먼저 오갔다
전에 많이 알았던 것처럼 느끼며 바로 대화가 오갔다
작품 만드는 과정도 설명도 함께 오갔다
다시 첫 번째 코너로 갔다
말이 너무 없었던 바로 전이 미안했다
드디어 꺼낸 말 내공이 깊은 사진이라서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음을 전했다
이 세상에 또  다른  세상을 열어 무대를  이끌어  가시는 두  분 배경이  
보여졌다 
돌아올 때
두 분의 얼굴을 기억하려고 애썼던 것과는 다르게
자꾸 겹쳐져 나타났다
생각을 접기로 하고 눈을 감았다
지하철은 잠실에 멎었다
아! 그렇구나 서로 다른 두 분 모습이 떠 올랐다
인연은 인연으로 어어지는지?
물었다
긴 긴장은 풀렸다
그래
글은 흐르면서 천천히 쓰여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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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 위해 표현을 늘리거나 상황 전개에          *
과장한 부분이 많답니다                                           *
ㅎㅎ 용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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