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두 어린이의 하교

마음의행로 2018. 4. 14. 07:30

 

두 아이가 책 가방을 메고 하교를 하던 중

잠간 버스를 기다리며 있다

발로 돌맹이도 차고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고 서 있다

장난도 치고 어제 밤 새 자전거 탔던 이야기

휴대폰 엄마한테 압수 당한 이야기

강아지 키우자고 했다가 혼난 이야기

나 그애하고 헤어졌다

벌써 두 번째야 ㅠㅠ

그래도 너는 행복한 편이야

나는 아무도 없어 자꾸 도망가

이젠 포기했어

발끝으로 땅을 비비는 얼굴에 메마름이 스쳐간다

국어 선생님 숙제 언제 다 하지

너 우리 집에 가서 같이 할까

외할머님이 오셨는데 과자도 잘 사주신다

아니야

난 요즘 좀 심난해

왜??

응 또 집을 옮기려나 봐

멀리 갈 수도 있대

등에 맨 책가방이 무거워 보인다

한 학교에서 다 마치기도 어려운 세대로구나

참 안쓰러 보인다

저 도로 길가에 서 있는 공작 단풍나무

이 두 아이에게

이곳 아닌 더 좋은 곳에서

희망 가득한 꿈을 꾸고 살 수 있는

좋은 환경에서 자랐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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