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5

발바닥 가운데가 왜 오목한 지 (한강 생태공원 한 바퀴)

발바닥 가운데가 왜 오목한 지 (한강 생태공원 한 바퀴) 비 그친 뒤 땅은 빨랫줄에 방금 연 옷처럼 여름을 물고 땅의 근육과 핏줄을 끌어 쥐고 있다 바닥을 딛고 선 맨발 하얀 개망초 열 송이 발끝에 피워내고 밟히지 않으려면 길을 내 주거라 숲은 하늘 닫은 오솔길에 구불구불 골목길 터 주었네 가끔은 물웅덩이 세족탕을 파 놓고 조심을 파종한다 심심했던 지 길 동생 밴 어머니 배처럼 빙 돌아서 나오게 하고 여섯 달만큼 길을 늘여놨다 까치밥 된다는 찔레꽃 씨앗 아직은 푸른, 겨울 색을 고르는 중 작년에 보았던 고라니 오줌발 옆 노루오줌꽃이 대신 피어 하늘에 선물한다 살빛 브로치를 오솔길 가로지르는 작은 뱁새들 한 방향 가는 길에도 여러 길이 있다고 이쪽저쪽 파고드는 쪽숲 어둠은 소리를 집어먹고 그림자를 훔쳐먹고..

시 글 2023.07.11

원상 복귀

강남에 큰 절하면 아마도 봉은사 일께다 경기고등학교 바로 아랫쪽에 자리잡고 COEX 와 인터콘티낸탈 호텔 앞 편에 위치하고 있다 사찰이 도시 속에 있어 누가 보면 부럽기도 할 절이다 호텔에 묵은 외국인에게는 동양적인 문화를 만나고 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구경거리를 덤으로 얻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의 모습 전에는 새벽이면 바위 틈 사이로 조금씩 나오는 물을 떠다가 약수로 먹는 재미는 아주 독특함이 있었다 깊은 산골 옹달샘 보다 못지않는 생수를 마시는 기쁨은 전설이 되었다 사찰이 확장되고 작은 숲길이 사라지고 매마른 땅이 드러나면서 자동차의 운동장이 되니 옛적 소요한 느낌은 지나가 버렸다 입구로 오르는 길도 오솔길이었는데 넓게 시멘트 길로 확장하니 사천왕을 통과하지마자 마음이 마른듯 바빠진다..

혼합글 201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