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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상 복귀

마음의행로 2015. 6. 21. 13:29

강남에 큰 절하면 아마도

봉은사 일께다

경기고등학교 바로 아랫쪽에 자리잡고

COEX 와 인터콘티낸탈 호텔 앞 편에

위치하고 있다

사찰이 도시 속에 있어 누가 보면

부럽기도 할 절이다

호텔에 묵은 외국인에게는

동양적인 문화를 만나고 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구경거리를 덤으로 얻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의 모습 전에는 새벽이면

바위 틈 사이로 조금씩 나오는 물을 떠다가

약수로 먹는 재미는 아주 독특함이 있었다

깊은 산골 옹달샘 보다 못지않는

생수를 마시는 기쁨은 전설이 되었다

사찰이 확장되고

작은 숲길이 사라지고

매마른 땅이 드러나면서

자동차의 운동장이 되니 옛적 소요한

느낌은 지나가 버렸다

입구로 오르는 길도 오솔길이었는데

넓게 시멘트 길로 확장하니

사천왕을 통과하지마자

마음이 마른듯 바빠진다

정서가 살아 있던 모습은 날아갔다

다행인 것은 사찰 뒤 쪽에 남아 있는

나무 숲이 그나마 숨을 돌리게 한다

최근 대웅전 앞 마당에 H Beam을

여러개 세우고 천막으로 위를 덮어

마당을 전천후 기도의 장으로 만들었다

탑도 그 안에 들어 있다

대학 입학을 위한

기도의 장을 넓힘은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허나 그 사찰은 사찰 것도 되지만

우리들의 것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누가 사찰에 그렇게 하자고 하여도

생각을 하여 보아야 할 입장일 터인데

H beam 은 우리를 답답하고 하였고

마당은 천막으로 햇빛을 볼 수가 없다

쇠 기둥을 세우면서 진동도 많았을 터이고

본당 앞을 꽉 막아 놓았으니

부처님도 답답하시는 것은 다 같다

불국사를 그리하였다고 하면

비교가 쉽게 될 것이다

상상도 못할 도시 속의 사찰은

이렇듯 일을 벌려 놓았다

나의 집도 불이 나면 벌금을 문다

나라 재산이기 때문이다

사찰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사찰이자 문화재인 봉은사를

되돌릴 수는 없는 걸까?

본래 모습으로 바뀌는 날은

영영 없을 것인가?

변하여 버린 문화재 모습을

대중 앞으로

다시

되돌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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