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를 세탁하니 장마를 세탁하니 사라진 것들 많다 벌집 물들어 넘어지고 휴가가 물에 빠져 목이 막혀 죽고 수영대회에 휘말린 동물들의 사체 물배 터져 마을이 사라지니 숨었던 자본주의 세탁실 밖에 나와 하얀 송곳니 물고 둘러본다 너희 백 년이면 너부터 밧줄 걸어 세탁될 운명 지구 세탁기가 서서히 돌아가고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7.24
삶의 길 열매를 따먹으려고 낸 길 그 동물 잡으러 사람이 낸 길 수 많은 발길에 밟히고 짓이겨져 다져진 길 굽어지고 펴지고 오르고 내리고 휘어졌다가 돌아가고 보이다가 안 보이고 가리워졌다가 나타나고 지게꾼 나뭇꾼 이 발등 저 발등 찧어 놓고 발톱 깨지고 문질러 그 길따라 산 바람.. 시 글 2016.09.24
문명의 도구 아카시아 꽃이 만발을 하기에 산을 올랐다. 그 은근하면서도 깊은 꿀향이 가슴을 절여 놓는다. 그 꽃을 따서 전도 부쳐 먹고 그냥 따서 입에 넣기도 했다. 아카시아 꽃은 우리 몸에 해독이 적은 것 같다. 또 이맘 때면 윙윙거리며 꿀을 채취하기 위해 수 없이 많은 벌들이 꽃 속을 드나들기에 매우 분주하다. 가까운 곳에서 혹은 2~3km 먼 곳에서 날아와 꿀을 따간다. 왜 꿀을 따간다고 했을까? 인간 중심에서 만들어진 말로 보인다. 근데 최근 그 많던 벌들이 꽃에서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 벌들로 인해 많은 식물들이 암 수 교배가 이루어져 번식을 할 수 있는 씨앗을 만들게 되지만 벌들의 숫 자가 적어지면서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순환 현상이 막히게 되니 생태적으로 어떤 변화가 올지 그 결과가 무섭기까지 한다. 매.. 혼합글 2014.05.26
죽음과의 싸움 어릴적 우리집에 개 한 마리가 함께 살았다. 어느날 부터 토방 아래 구석에 자리를 잡더니 나오지를 않는다. 밥을 주어도 먹지를 않는다. 걱정의 눈길이 모두 개에게 쏠렸다. 3일 정도 지나서 기지개를 켜듯 일어나 나왔다. 어서 와 밥 먹어라. 따스운 고기 국물에 밥을 말아 주었다. 조금씩 조금씩 혀로.. 낙서장 2010.01.10
길거리에는 학문이 널려 있었다 초등에서 대학까지 길다란 학문의 길 선생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주장과 생각에 맞추어... 널려진 학원들 밤 늦도록 시험에 대비한 시간들 입에 맞는 케익은 맛 없어 보인다고, 벌려 놓은 상에서 내려지고, 동네 모퉁이 공놀이 생각..... 어느날 새까만 사각모자 씌워지고 꽃다발 목에 걸치우고...... .. 살며 생각하며 2009.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