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죽음과의 싸움

마음의행로 2010. 1. 10. 21:45

어릴적

우리집에 개 한 마리가 함께 살았다.

 

어느날 부터

토방 아래 구석에

자리를 잡더니

나오지를 않는다.

 

밥을 주어도 먹지를 않는다.

걱정의 눈길이 모두 개에게 쏠렸다.

 

3일 정도 지나서

기지개를 켜듯

일어나 나왔다.

 

어서 와 밥 먹어라.

따스운 고기 국물에 밥을 말아 주었다.

조금씩 조금씩 혀로 핱더니

저녁부터 먹기 시작한다.

 

왜 그랫니?

으응?!

 

몇 일전 먹었던게 탈이 났던 모양이다.

동물은 아프면 식음을 전폐한다.

그리고  병마와 싸운다.

 

지면 죽음이다.

 

겨울을 먹지 않고

이겨내는

식물을 보고

 

어쩌면 동물과 같구나

생각을 하고 있다.

 

가장 강인한 모습은 자신의 죽음과

싸움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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