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눈썹만 깜박여도

마음의행로 2025. 1. 4. 16:09

도서관에서 예약 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다
잠깐 망설이다 자리 이야기를 한다
아 벌써 시간이...
연장을 잊었네요 그러셨군요
그대로 사용하세요 제가 다른 곳으로 바꿔 자리를 잡을게요
그분은 미래를 갔다 쓰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게(억지로는 못하는 일부러도 못하는)

새벽에 꿈을 꾸었다 어제의 해가 떠 있었다
일어날 시간까지 하루를 충분히 자고 일어났다
과거의 시간을 쓰고 있었다(억지로는 못하는 일부러도 못하는)

발만 떼어도 눈썹만 깜박여도 초의 어제
과거이거나 미래이거나 현재는 없다
살아있다는 게 죽음을 야적장처럼 쌓아가고 있는 것
한 번에 치워질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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